국제기준 맞춘 준공...물류비 연 120억 절감
김정수 부회장 “불닭 더 뜨겁고 오래 빛날 것”
미국, 유럽 등 K-라면 수출 물량 전진 기지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불닭)의 세계화에 날개를 달기 위해 수출 전진 기지를 대폭 확충했다. 2022년 5월 완공한 밀양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을 11일 준공한 것. 이날 2공장 본격 가동을 통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불닭 면류 생산량은 총 28억 개까지 늘어난다. 삼양식품은 두 공장의 생산 물량 전체를 수출, 전 세계 곳곳에서 ‘불닭의 별’이 한층 더 뜨겁게 빛날 것으로 기대했다.
삼양식품은 이날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밀양 제2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준공식 기념사에서 “불닭이라는 별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 뜨겁게 타오르고, 더 밝게 빛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오래 타오르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공식에 앞서 10일 먼저 둘러 본 삼양식품 2공장은 2024년 3월 첫 삽을 뜬 후 약 15개월 만에 완공됐다. 연 면적 3만2989㎡(약 1만 평)에 건축 면적 1만5868㎡(약 4800평) 규모로 지하 1층~지상 3층 생산제조 시설 중심으로 구성했다.
1공장 뿐만 아니라 2공장에선 글로벌 K-라면 열풍을 주도한 불닭이 자동화된 시스템 속에서 쉴 새 없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곳의 라면 생산은 △제면 △증숙 △납형 △유탕 △냉각 △면·스프 투입 △이물 등 검사 △포장 등을 거쳐 이뤄진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만든 후(제면), 스팀 터널에서익혀(증숙) 납형틀에 넣으면(납형) 원형·사각면이 된다. 이 면을 팜유로 튀기고(유탕), 튀겨진 면을 식힌 후(냉각) 면과 스프를 투입한다. 이물질 선별과 스프 누락 등을 검사한 후 완제품으로 포장된다.
1공장과 2공장은 내부 시스템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생산 라인이 조금 달랐다. 1공장은 라면 4라인(봉지 2개, 용기 1개, 건면 1개)과 병소스 1라인, 2공장은 라면 6라인(봉지 3개, 용기 3개)으로 각각 구성됐다.

새로 준공한 2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 무인 자동화’ 공정이다. 설비 설계부터 운영까지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전 공정이 자동화 로봇과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1공장에서 만든 스프를 자율주행로봇(AMR)으로 이송받는 등 물류 연계 시스템도 최적화했다. 오승용 삼양식품 밀양 2공장장은 “자체 개발한 생산 혁신 기술을 적용해 생산 원가를 줄인 점도 2공장의 특장점”이라며 “제2공장은 삼양식품의 앞으로의 100년 미래를 책임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무자가 가장 많은 공간은 5명이 공장 모든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중앙통제실이었다. 이곳에 들어서자 대형 스크린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공장엔 240대, 2공장엔 140대의 CCTV가 각각 설치돼 있어 공정을 실시간 감독 관리할 수 있다. MES(제조 실행 시스템), FEMS(에너지 관리 시스템), WCS(창고 제어 시스템) 등이 실시간 생산 진행률, 에너지 사용량, 창고 재고를 보여줬다.
김일출 삼양식품 밀양 2공장 TF총괄 제조혁신본부장은 “2공장은 설비, 인력, 환경 효율 면에서 삼양식품이 보유한 가장 진보된 공장”이라며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모두 갖춘 미래형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공장에서 흔치 않은 기도실도 있었다. 이슬람권 국가 수출에 꼭 필요한 할랄(halal) 인증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삼양식품의 글로벌 시장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2공장은 할랄 인증 외에 HACCP(해썹), RSPO(지속 가능한 팜유협의체) 등 글로벌 품질 인증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친환경 에너지 사용도 크게 확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불닭은 이미 생산 과정에서 1봉지 제조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약 0.3kg까지 줄였고, 지속적인 탄소 배출량 감소를 실천해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부산항에서 가까운 밀양공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비를 절감해왔다. 밀양 1공장 건설로 원주·익산공장 대비 수출 내륙운송료가 63.7% 줄었다. 이번 2공장 준공으로 연간 120억 원의 물류비 절감이 예상된다. 앞으로 1공장은 중국, 2공장은 미국·유럽과 그 외 아시아 수출 물량을 각각 담당할 예정이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지금 불닭이 정점에 있다고 보지 않고,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다”며 “저희 목표는 코카콜라의 아성을 따라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양식품이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뤄내는 데 밀양 1공장이 큰 역할을 했다”며 “이제 밀양 2공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시점이라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