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도입, 반품·환불 개선...‘5일 배송’으로 오래 걸리는 직구 선입견 깨
마동석, 탕웨이, 이수지 등 모델 기용... 레이 장 대표 등 미디어 소통에 적극적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등 국내에 진출한 3강 C커머스 중 알리의 존재감은 유독 뚜렷하다. 특히 알리·테무의 연간 결제 추정액 중 알리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수년간 이어온 알리의 ‘현지화 전략’이 통했다고 본다.
12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1월부터 4월까지 알리와 테무의 월평균 사용자 수는 각각 895만 명, 821만 명으로 알리가 74만 명 앞서있다. 다만 두 업체 간 결제액 차이는 상당하다. 와이즈앱·리테일이 알리와 테무에서 개인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로 결제한 금액(한국인 만 20세 이상)을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4조2899억 원이다. 이 중 알리 결제 금액은 3조6897억 원으로 전체 금액 중 86%에 달했다. 테무의 비중은 14%에 그쳤다. 두 업체 모두 2023년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했지만, 알리가 현재로선 ‘판정승’인 셈이다.
알리의 이 같은 성과는 철저한 한국 소비자 분석과 현지화 전략에서 비롯됐다. 2018년 한국에 상륙한 알리는 처음에 큰 존재감이 없었다가, 2023년부터 본격적인 광고와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과 소비자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현지화 하는 데 무려 5년의 세월을 쓴 것이다. 이를 위해 2020년 카카오페이, 2021년 네이버페이, 2022년 토스페이와 파트너십도 잇달아 맺었다. C커머스 플랫폼 내 결제가 어색하고 불편한 한국 소비자를 위해 간편결제를 전격 도입한 것이다.
C커머스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품질 문제와 반품·환불 절차도 적극 개선했다. 알리는 2022년 국내에 전용 고객센터를 만들고 2023년 한국 내 무료 반품센터를 설립했다. 작년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한국인 전용 콜 센터’도 열었다. 특히 알리는 고객들이 상품 결제 완료일로부터 90일 이내 별도 증빙 없이 ‘무조건 반품 및 100% 환불’을 가능하게 했다. 이외에도 가품이 의심되는 상품을 받거나 주문 상품이 분실 또는 파손된 경우도 100% 환불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작년 9월엔 한국수입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발적 안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유해물질 등 검출 문제로 질타를 받자, 신뢰성 높은 국내 주요 시험검사기관(KTR, KCL, KOTITI, FITI, KATRI) 5곳과 전격 협력한 것이다. 알리는 국내 KC 인증 기준 미달 제품은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재유통 차단 조처를 시행 중이다.
배송이 오래 걸리는 직구의 한계도 물류 인프라 개선으로 해소했다. 알리는 ‘5일 내 배송’을 실현하기 위해 국내 물류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2023년 CJ대한통운과 손 잡은 알리는 롯데로지스틱스, 한진까지 파트너십을 확장했다. 또한 고객이 환불 신청 후 공식 물류 파트너사가 상품을 수거해 가면 24시간 이내 환불이 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알리는 한국 상품 전문관인 K베뉴를 도입, 국내 판매자들의 문턱을 낮췄다. 또 마동석, 탕웨이 등 유명 글로벌 배우를 모델로 기용한 데 이어 최근엔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개그우먼 이수지, 방송인 기안84까지 확장해 고객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 업체들은 대외 접촉을 꺼리는 반면 레이 장 알리코리아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비롯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도 출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디어와 소통한다”며 “알리는 K커머스의 옷을 입기 위해 현지화에 계속 공을 들일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