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 르네상스…웨스팅하우스, 대형 원자로 10기 건설 계획 착수

입력 2025-06-0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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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명령 부응하려는 의도
사업 규모 102조원 이상 달할 전망
IT 대기업 투자 여부는 불확실

▲미국 조지아주 웨인스보로에 있는 보글 원자력발전소 전경. 웨인스보로(미국)/AP뉴시스
▲미국 조지아주 웨인스보로에 있는 보글 원자력발전소 전경. 웨인스보로(미국)/AP뉴시스
미국이 본격적인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원자력발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내에 대형 원자로 10기를 건설하기 위해 정부, 산업계와 협의에 들어갔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FT는 강조했다. 행정명령에는 미국의 원자력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네 배 확대하고 2030년까지 10기의 대형 원전 건설을 시작하며 규제 승인 절차를 가속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펜실베이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원전 기업이며 1000MW(메가와트)급 AP1000 가압경수형 원자로를 설계·건설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서방 기업 중 하나라고 FT는 설명했다. AP1000은 미국과 중국에서 이미 가동 중이며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에서도 12기 이상이 건설되거나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댄 섬너 웨스팅하우스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승인된 설계, 안정적인 공급망, 실제 건설 경험을 갖춘 독보적인 기업”이라며 “행정명령에 명시된 10기의 대형 원전을 모두 AP1000으로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의 긴밀한 접촉, 특히 대출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에너지부는 대형 원자로 10기의 건설비를 약 750억 달러(약 102조 원)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 지연과 비용 초과를 고려할 경우 실제 비용은 훨씬 커질 수 있다. 일례로 조지아주 보글 원전에 AP1000 두 기를 건설하면서 비용은 140억 달러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로 인해 미국 전력업체들은 대형 원전 투자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따라 원전 관련 기업과 전력업체들은 연방정부 인센티브를 활용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원전 관련 주식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웨스팅하우스는 자사 원자로가 이번 원전 르네상스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 구도에서도 웨스팅하우스는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러시아 로사톰, 중국핵공업집단(CNNC) 등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미국 내 수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너럴일렉트릭(GE) 버노바는 대형 원전에서 손을 떼고 소형모듈원자로(SMR)로 전환했다. 프랑스 EDF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승인된 설계를 보유하고 있으나, 미국에서 대형 원전을 실제로 건설한 경험은 없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승인하는 원전 수가 제한적인 현 상황에서 웨스팅하우스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아마존 등 IT 대기업들이 대형 원전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SMR 업체들이 단일 부지에 여러 소형 원자로를 설치해 대형 원전과 유사한 출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결국 미국 내 대형 원전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의지와 민간 기업들의 투자 여력, 그리고 각 주정부 결정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웨스팅하우스는 AP1000의 설계와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원자력 르네상스’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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