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이어 STX 잇단 패소…판결 굳어지는 ‘일감몰아주기’ 과세

입력 2022-12-10 10:30 수정 2022-12-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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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法 “자기증여 아냐…계열사 간 내부거래세” 두 번째 판단

강덕수 前 STX 회장, 26억원대 증여세 소송서 최종 패소
대법 “내부거래 매출비중 30% 넘으면 증여세 부과 정당”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132억 증여세’ 환급訴 패소 확정

대기업 계열사 간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에 증여세를 물리는 과세정책을 법원이 판결로써 뒷받침해주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에 이어 STX까지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가 부당하다며 환급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잇따라 패소했다. 대법원은 이들 두 사건에서 모두 “계열사가 내부거래로 얻은 매출액 비중이 30%를 넘으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조항은 과세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대법원에 따르면 최근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강덕수 전 ㈜STX 회장이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결정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 전 회장은 STX그룹 지주사인 ㈜STX 대주주로서 ㈜STX가 그 기업집단에 속하는 9개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그룹 경영권을 갖고 있었다. 국세청은 2013년 11월 계열사 간 거래로 강 전 회장이 경제적 이익을 봤다며 약 27억 원에 이르는 증여세 부과를 결정했다.

상증세법 제45조의 3에 의하면 같은 그룹 계열사 간에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거래가 있으면 과세관청은 수혜법인 지배주주 등이 영업이익 중 일부를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한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증여를 막고자 2011년 신설됐다.

(이투데이 DB)
(이투데이 DB)

대법원 “과세형평 반하지 않아”…위헌심판 제청도 기각

강 전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자회사들 사이 거래로 이익이 이전된다고 해도 아무런 증여 이익이 없다며 ‘자기 증여’에 해당하므로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여자와 수증자가 동일인일 경우 자기 증여로 증여세 부과가 면제되는데, 이 부분을 쟁점화한 셈이다.

하지만 1심은 “특수관계법인이 거래를 통해 손실을 입었다고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증여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강 전 회장 측은 상증세법이 헌법상 재산권 규정에 위배되고 ‘증여’ 개념과 서로 배치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까지 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재판부는 “지배주주 등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배당하거나 내부에 유보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얻은 이익을 기초로 지배주주 등의 증여 이익을 계산하는 것이 입법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심 법원과 대법원 역시 이 사건 처분이 과세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1심과 마찬가지 결론을 내리고 강 전 회장 측의 항소와 상고를 전부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수혜법인(수증자) 지배주주가 동시에 특수관계법인(증여자) 지배주주인 경우, 특수관계법인의 지배주주가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에게 증여한 것이 아니어서 자기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최초 판시가 이미 있었다”며 “이 판결은 그 법리에 따라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심을 확정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

11월 132억→12월 27억…셀트리온-STX 돌려받지 못해

앞서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0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에 대한 인천 연수세무서 거부처분 취소를 청구한 상고심에서, “세무서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인천 연수세무서는 셀트리온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내부거래로 이익을 거뒀다며 셀트리온그룹 오너인 서 회장에게 증여세 132억 원을 부과했다. 증여세 부과 당시 셀트리온 연간 매출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 사업연도에 94.56%, 2013 사업연도는 98.65%에 달했다.

이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증여자(셀트리온)는 수혜법인(셀트리온헬스케어)에게 일감을 몰아준 특수관계법인으로, 수증자(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는 증여세 납부의무자인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등으로 봐야 하는데 증여자인 특수관계법인은 그 주주와 구별되는 별개의 법적 주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수증자인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등이 동시에 특수관계법인의 주주이더라도 증여자와 수증자가 같다고 할 수 없으므로 ‘자기 증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법원은 증여자는 특수관계법인의 주주가 아닌 특수관계법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설시하며,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자기 증여’로 볼 수 없다는 법리를 분명히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증여자인 특수관계법인은 그 주주와 구별되는 별개의 법적 주체이므로, 수증자인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등이 동시에 특수관계법인의 주주이더라도 증여자와 수증자가 같다고 할 수 없어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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