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돼 가는 일본증시…젊은이들은 해외로 눈 돌려

입력 2022-11-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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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증시서 70대 이상 비중, 30년 만에 10%→40%
일반적인 고령화 속도 능가
젊은 층 관심은 상승 모멘텀 강한 해외주식으로
그만큼 시장 활력 잃었다는 의미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에 닛케이225지수 현황이 표시돼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에 닛케이225지수 현황이 표시돼 있다. 도쿄/AP뉴시스
고령화에 일본증시 투자자들의 구성도 바뀌어가고 있다. 일본 상장사 주주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속히 커지고 있고 젊은 층과 중년층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주주 구성이 고령층에 급격히 기울고 젊은이들이 자국 증시를 외면하면서 떨어진 시장의 활력을 되살려야 할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일본 경제 버블이 한창이던 1987년 NTT가 상장하면서 70만 명 가까운 새로운 주주가 탄생했다. 당시는 30~40대가 주주 구성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5년이 지난 지금 NTT 주주 중 60대 이상이 8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NTT의 하나기 다쿠로 투자자 관계(IR) 실장은 “주주들이 상속 등으로 우리 주식을 매각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10~20년 후를 바라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TT는 자사 실적을 비주얼화하고 젊은이가 많은 온라인 설명회를 여는 등 젊은 주주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가계 소득이나 자산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닛케이가 연령대별 일본증시 보유액을 추산한 결과 보유액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1989년 50대에서 1999년 60대, 2019년은 70대 이상으로 옮겨갔다.

▲일본의 연령대별 주식 보유량. 단위 조엔.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의 연령대별 주식 보유량. 단위 조엔.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특히 70대 이상 주주 비율은 1989년의 약 10%에서 2019년 41%로 높아졌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주주 구성원이 늙어가는 속도가 일반 인구 구성에 있어서의 고령화 속도를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성인 중 70대 이상 인구 비율은 1989년의 10%에서 2019년 26%로 높아졌다.

젊은 층과 중년층이 일본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고령자들이 매각한 주식은 외국인 등이 사들이면서 개인주주 중 노인 비중이 급속히 커졌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미국증시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매넥스증권이 연령별로 개별주 약정금액 비율을 조사한 결과 30대에서는 미국증시가 58%로 일본을 웃돌았다. 20대와 40대에서도 미국증시 비율은 40%를 넘는다.

일본증시 활력이 해외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버블 붕괴 이후 일본증시 벤치마크인 닛케이225지수가 2009년 바닥을 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닛케이225 종목에 속한 기업들의 최근 10년간 매출 증가율은 평균 30%에 그친다. 반면 S&P500 기업은 50%에 이른다.

투자의 편리성도 미국이 위다. 당장 유니클로로 유명한 패스트리테일링의 주주가 되려면 800만 엔(약 7700만 원)이 필요하지만, 애플은 2만 엔이면 충분하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주주 수가 늘어나는 데 따른 사무비용 증가를 싫어해 최저 투자금액을 낮추지 않고 있다.

상속세도 일본증시에는 불리하다. 상속세 산정 시 주식은 시가가 그대로 평가액이 된다. 시가의 80%를 기준으로 자산을 평가하는 부동산과 같은 우대조치가 없어 자녀가 부모로부터 주식을 물려받기가 힘들다.

일본 내에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순환시키는 정부 대응이 나오지 않는다면 개인투자자들의 돈은 점점 더 해외로 향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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