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디] '반백살' 용산 중산시범, 시유지 매입으로 재건축 날개 달까

입력 2022-09-27 15:01 수정 2022-09-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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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디’는 집과 스터디를 결합한 코너로, 독자들은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아도 기사를 통해 임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집터디 코너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이름난 아파트 단지가 지어지기까지의 이야기와 단지 특징, 분양가, 현재 가격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또 전문가나 공인중개사, 현 단지에 사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해당 아파트 단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970년 준공, 52년 차 노후 단지
서울시, 시유지 매각 결정에 재건축 '청신호'
준주거지역 상향 고밀 개발에 한강 조망 '강점'

서울 강변북로를 따라 원효대교를 지날 때쯤이면 오래된 붉은 벽돌 아파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아파트는 1970년 지어진 중산시범(중산)으로 한강변 바로 앞 핵심 입지에 5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위치나 연식만 보면 진작 재건축이 진행됐어야 했지만, 이 아파트는 시유지에 들어서 그동안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중산시범아파트 소유주에 시유지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재건축 사업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이투데이는 27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산시범 아파트를 찾아 입지와 정비사업 전망을 살폈다.

중산시범은 지난 1970년 총 8205㎡ 부지에 228가구 규모, 6개 동, 최고 7층으로 지어진 노후 단지다. 소형 평형인 전용면적 39㎡~59㎡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정식 단지명인 ‘중산시범1차’는 인근 시범아파트보다 3개월 먼저 완공돼 편의상 중산시범으로 명명됐다.

이날 오후 방문한 중산시범은 한눈에 봐도 위태로워 보였다. 올해 52년 차를 맞은 아파트 건물은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있었고, 주변 환경도 매우 낡아 노후도가 높았다. 1동 건물 꼭대기 층 벽면에는 중형 여행용 가방 하나가 들어갈 정도 크기의 구멍이 나 있었지만 보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산시범 아파트 외관. (오른쪽) 아파트 최상층 인근 외벽에 커다란 구멍 나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산시범 아파트 외관. (오른쪽) 아파트 최상층 인근 외벽에 커다란 구멍 나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아파트 거주민 80대 A씨는 “벽에 못을 박으려고 하면 콘크리트가 부서져서 구멍이 날 정도로 낡았다”며 “외부 못잖게 내부는 더 낡아 생활이 힘들다. 입주민들 모두 재건축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중산시범은 이미 1996년 재난위험 ‘D등급’으로 지정된 특정관리대상 시설로 재건축이 시급한 단지다. 하지만 건물 소유권과 토지 소유주가 다른 특이한 상황이 재건축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시점인 1970년 마포구 와우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당시 건물과 토지 등기 담당 부서 행정 공백이 생겼고, 이때 입주자의 토지 소유권을 입증할 문서가 사라져 결국 건물만 입주민이 갖고, 토지는 서울시가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산시범 아파트 모습. 단지 바로 앞으로 강변북로와 한강이 보인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산시범 아파트 모습. 단지 바로 앞으로 강변북로와 한강이 보인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중산시범 소유주에 시유지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재건축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중산시범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아직 서울시 공문을 받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용산구청의 적극적인 재건축 행정지원에 서울시까지 움직여 매각이 결정됐고, 시 의회에서 토지 감정평가 비용 등 예산 심의만 통과하면 곧장 매입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입주민 재건축 열의가 높고 토지 매입 의견도 모은 만큼 향후 재건축 사업 진행은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토지 매입에 입주민의 약 88%가량 찬성하고 있어 앞으로 절차 진행 시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재건축 안전진단을 시작으로 정비계획 수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단지가 위치한 입지조건 역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사업의 속도를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선호도가 높은 한강변에 자리하고 있고, 생활인프라와 교통 여건이 좋은 용산과 이촌동을 끼고 있는 것 역시 사업의 동력원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중산시범 재건축이 진행되면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고밀 개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2016년 서울시 고시에 따르면, 중산시범단지는 현재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정비계획이 수립되면 공동주택용지는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된다. 주거지역의 경우 제3종일반주거지역은 용적률 최대 300% 이하를 적용받지만, 준주거지역은 최대 500%까지 가능하다.

C공인 관계자는 “시유지 매입 소식이 알려진 뒤 중산시범 매수 문의도 부쩍 늘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연계해 빠른 개발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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