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싸진 주가? 액면분할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입력 2022-06-29 16:48

기업ㆍ주식 가치와 무관한 액면분할
주가 낮은 기업의 분할은 주가 부양 효과 ↓
오히려 기업가치 하락하는 계기 될 수도

최근 주식시장에서 액면분할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공시로 제출한 ‘주식분할결정’ 보고서를 보면 액면분할을 하는 대다수 목적은 “유통주식 수 증가를 통한 주식거래 활성화”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액면분할 주식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저주가 종목으로 평가받는 기업의 경우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 부양 효과가 미미하고, 오히려 기업가치가 더 낮아 보여 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에는 14개 상장사, 지난해에는 24개 상장사가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3곳이 액면분할을 공시했다. 최근 1년간 액면분할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들로는 에스엘바이오닉스, 현대사료, 지아이텍, 디와이디, 인트로메딕, 세종메디칼 등이 있다.

액면분할이란 발행된 주식을 쪼개서 늘리는 것으로, 발생주식 총수가 증가하는 비율만큼 주가는 낮아진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주식 가격 부담이 높은 종목에서 실시한다. 그래야 신규투자자 유입이 쉬워져 거래량이 늘고 주가 부양 효과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당 100만 원대가 넘었던 ‘황제주’였다가 액면분할로 ‘국민주’가 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액면분할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통상 호재로 여겨진다. 액면분할 공시가 난 직후 주가가 싸게 보이는 이른바 착시효과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어서다. 인트로메딕은 분할 공시가 났던 지난해 12월 2일에 전날보다 23.59%(1460원) 상승한 7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아이텍의 주가는 공시가 난 올해 2월 16일에 전날보다 8.12% 상승했다. 현대사료는 액면분할이 주가에 반영된 이달 22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다고 평가받는 중ㆍ소형주에서 액면분할이 이뤄질 때다. 이 종목들은 애초 가격부담이 높지 않아 주가를 낮춰도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 게다가 액면분할 된 주식은 작전세력의 표적이 되기 쉬워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다. 되레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가 낮다고 인식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일부 코스닥 기업의 경우 액면분할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4월 5일 액면분할로 주가가 5분의 1로 낮아진 지아이텍은 4155원으로 거래가 재개됐지만 이날 종가는 3400원으로 18.17% 하락했다. 3만5000원대에 거래되던 세종메디칼은 지난해 10월 20일부터 6600원으로 거래 재개됐지만 이날 3480원으로 47.27% 떨어졌다. 디와이디 역시 2분의 1로 하락한 2505원으로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12월 28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현재가는 2375원으로 5.19% 하락했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을 뜻하는 ‘동전주’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상대적으로 투자자의 접근이 쉬운 만큼 투자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이달 21일 액면분할을 공시한 에스엘바이오닉스의 29일 종가는 3665원이었다. 액면분할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9월 13일부터 현재 주가가 5분의 1로 줄어든다.

▲에스엘바이오닉스CI
▲에스엘바이오닉스CI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주가가 수백만 원이 넘어서 액면 분할을 통해 매수 허들을 낮추는 경우라면 주주들에게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10만 원을 1만 원으로, 5만 원을 5000원 정도로 쪼개는 식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ㆍ소형주의 경우 주식의 거래량이 많지 않고 주식의 20~30%를 계열사나 대주주가 가진 경우가 많아 발행주식 수와 유통 주식 수의 차이가 클 수 있다”며 “이 경우 액면분할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ㆍ소형주, 대형주에 상관없이 액면분할 공시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액면분할이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강 연구위원은 “액면분할 후 주가가 상승하는 양상은 기업가치가 근원적으로 변해서가 아니라 일반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져서다”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회사가 소액주주들을 신경 쓴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다는 의미는 있다”면서도 “가격을 싸게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라 1만 원짜리를 1000원짜리 지폐 10장으로 바꿔 지갑이 두둑해져도 지갑에는 여전히 1만 원만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착시효과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이 오히려 손해 볼 가능성도 있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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