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내부거래 규제 기업 성장 저해"…"일감몰아주기 부작용 고려해야"

입력 2022-06-24 14:50

대한상의 '제3회 공정경쟁포럼' 개최
'내부거래규제 현황 및 개선방안' 논의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참석자들이 제3차 공정경쟁포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참석자들이 제3차 공정경쟁포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부당지원을 막기 위해 도입된 내부거래 규제가 모든 기업에 획일적으로 적용돼 기업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곽관훈 선문대 교수는 24일 학계와 법조계, 주요 기업 공정거래 담당 임직원,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3회 대한상의 공정경쟁포럼'에서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모회사의 자회사 지원이나 계열회사 간 협조적 행위에 대해 경쟁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우리나라는 공적 제재를 하는 경쟁법으로 규제하다보니 개별기업이 처한 환경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유독 한국에서 내부거래가 이슈가 되는 원인으로 기업 현실과 국내법 체계 사이에 괴리를 꼽았다. 기업 현실에서는 기업집단을 통한 경영이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 회사법은 기업집단의 실체를 부정하는 법체계인 만큼 내부거래의 긍정적 역할은 간과되고 규제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곽 교수는 내부거래 규제 적용 기준이 모호해 자율적 규제로 전환하거나 기업을 고려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모든 기업을 획일적으로 규제하다 보니 정부 정책을 믿고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집단은 오히려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되는 역설적 상황이 생겼다”면서 “기업의 특성에 맞는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한 자율적 규제로 전환하거나 지주회사의 본질을 고려한 내부거래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혁 강원대 교수도 “외환위기 당시 도입된 지주회사제도는 시행 20년이 지나면서 과도한 내부거래규제 문제, 금산분리 원칙, 인적·물적분할 문제 등 규제와 현실간 미스매치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부거래, 지주회사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목표를 전반적으로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규모 기업집단 중심의 국내 경쟁 상황과 과거의 일감 몰아주기 부작용 등을 고려할 때 아직 내부거래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신영수 경북대 교수는 “내부거래규제는 회사법이나 경쟁법이 아닌 ‘기업집단 규제법’으로서 한국 특유의 지배구조 및 거래관행을 규율해 온 독자적 제도로 이해해야 한다”며 “부당한 내부거래로 인한 폐단이 회사법의 수단으로 적절히 통제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공정거래법의 개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내부거래 규제가 장·단점이 있는 만큼 균형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앞서 정부는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부거래 규제에 있어 정상가격 등 불확정 개념을 객관적 기준으로 규정하고 효율성 증대 등 예외인정 요건 등을 대법원 판례 등을 고려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곽 교수는 “모호하거나 엄격한 요건은 기업에 사전 규제로 작용해 정상거래까지 위축시킨다”며 “일본의 경우 내부거래의 긍정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 기업집단 내부통제시스템 등 자율 규제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범 율촌 변호사는 “기업집단 체제를 통해 성장해온 우리 기업 현실을 고려하면 공정위는 내부거래 규제의 취지는 유지하면서 거래비용 절감,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 내부거래의 긍정적 효과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내부거래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경영방식의 하나인데 부정적 측면만이 확대해석된 면이 있다”며 “규제 도입 당시와 시대적 상황이 바뀐 지금은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규제 차원에서만 접근하기보다 정상적・효율적인 내부거래는 폭넓게 허용하는 등 균형 있는 제도 설계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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