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고물가’ 고착… 다음 달 사상 첫 ‘빅스텝’ 가까워졌다

입력 2022-06-23 15:53 수정 2022-06-23 18:15

다음 달 소비자물가 6% 넘을 가능성도
원화가치 하락도 불가피… 빅스텝 가능성 커

원ㆍ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고, 소비자 물가는 6%에 가깝게 치솟고 있다. 한국경제에 고환율과 고물가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행보가 좀 더 가까워졌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다음 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금통위에서 주목할 점은 인상이냐 동결이냐가 아닌, 빅스텝이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이냐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그 폭이 관심사다.

오는 29일 발표되는 ‘6월 기대 인플레이션’과 다음 달 5일 나오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빅스텝’ 여부를 결정할 열쇠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가장 높았다. 6월 물가는 5% 후반대 혹은 6%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5%를 크게 웃도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전망 경로(상승률 연 4.5%)를 웃돌 가능성이 크며, 과거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의 4.7%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치솟고 있는 기대인플레이션도 또 다른 물가 상승요인이다.

지난달 일반인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3%로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 경제 주체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비용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고, 앞으로 그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21세기 금융비전포럼’이 카이스트 여의도캠퍼스에서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물가안정에 대한 책무를 부여받은 한국은행으로서는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기대인플레이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물가 불안에는 수요·공급 요인이 혼재돼 있으며,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매개로 장기화될 위험이 있다는 게 이 부총재의 지적이다.

이 부총재는 “물가불안 심리를 조기에 억제함으로써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1300원을 넘어선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오른 환율이 수입품 가격 등을 통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환율의 물가 전가율(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은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0)’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올해 1분기 현재 0.06에 이르렀다.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도 0.06%포인트 높아진다는 의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과의 금리차이로 원화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미국 정도로(자이언트 스텝)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폭을 갖고 금리를 인상해도 전혀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며 빅스텝 가능성을 크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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