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가정에 재정 지원 늘리면 아이 지능 높아져”

입력 2022-01-25 15:54

333달러 지원 가정 vs. 20달러 지원 가정 아이 뇌 발달 차이 보여
미국 사회안전망 정책에 함의
빈곤, 아동 뇌 발달 초기단계서 영향 증거 제시

▲미국 워싱턴주 마운트레이크테라스에 있는 한 탁아시설 교사가 7개월된 아이를 돌보고 있다. 마운트레이크테라스/AP뉴시스
▲미국 워싱턴주 마운트레이크테라스에 있는 한 탁아시설 교사가 7개월된 아이를 돌보고 있다. 마운트레이크테라스/AP뉴시스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현금성 재정 지원이 이들의 자녀 두뇌발달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를 인용해 저소득층에 재정 지원을 늘리면 아동의 두뇌발달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논문의 9명 공동저자는 콜롬비아대학과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등 미국 6개 대학이 있는 지역의 갓 태어난 아기를 둔 연간 소득 2만 달러 미만인 가정 1000가구를 모집, 이들 가정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명목상 월 20달러를, 또 다른 그룹에는 매달 가계 소득의 20%에 해당하는 333달러(약 40만 원)를 지급했다.

연구진은 해당 현금 지원을 한 후 아기들이 1살이 됐을 때 뇌전도(EEG)를 이용해 뇌파 검사를 한 결과 월 333달러를 받은 가정의 아기들의 인지기능과 연관된 두뇌 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NYT는 연구 결과에서 그 차이가 표준 편차의 약 5분의 1에 해당해 그리 크지는 않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생후 첫 1년간의 보조금이 두뇌 활동과 같은 중요한 부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 정부의 사회 안전망 정책에 대한 함의로 작용할 수 있다고 NYT는 짚었다.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저소득층 가정에 세액 공제 방식으로 최대 300달러의 아동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지난해에는 일시적 자녀 세액 공제 확대 방안이 의회를 통과해 부유층을 제외한 모든 부모에게 혜택이 돌아가면서 지난 1년 사이에 100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해당 지원 프로그램은 야당의 반발로 사회 복지성 예산의 의회 통과가 불발되면서 이번 달에 만료됐다. 야당인 공화당은 복지라는 명목 아래 이 같은 아동 보조금이 조건 없이 지급되면서 부모의 노동 시장 복귀를 늦추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자로 이번 연구를 자문한 찰스 A. 넬슨은 “아기들이 추후 인지능력 테스트를 받기 전까지는 월 333달러라는 지원금의 완전한 효과를 단언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획기적일 수 있다. 내가 정책 입안자라면 이번 연구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난한 어린이들이 대개 취약한 인지 능력으로 학업을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많이 나왔고, 인지 능력의 차이가 뇌 구조와 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도 신경학자들이 제시해 왔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부모의 교육 수준이나 이웃의 영향 등과 같은 자금 외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지금까지 확실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가난 자체가 뇌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아동들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증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NYT는 짚었다.

연구진은 더욱 정확한 연구 결과를 위해 아기들이 4세가 될 때까지 이들 가정을 계속 지원해 시험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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