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파장에 대장동 수사 여론 압박…수사 활기 띨까

입력 2022-01-23 16:22 수정 2022-01-23 16:27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뉴시스)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뉴시스)

지지부진하던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성남시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핵심 인물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와 김만배 씨(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녹취록이 공개되면서다. 다만, 대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검찰 내부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일보 등 보도를 종합하면 정 회계사와 김 씨 녹취록에는 김 씨가 정관계 로비 대상 명단인 ‘50억 클럽’에 돈을 제공하려 한 구체적 정황이 담겼다. 특히,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 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을 의심케 하는 발언도 포함됐다. 김 씨는 2020년 4월 대화에서 “병채 아버지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를 통해서”라고 말했다. 병채 씨는 곽 전 의원 아들이다.

검찰은 병채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퇴직금 50억 원이 곽 전 의원을 향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에 성남의뜰-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지 않게 곽 전 의원이 힘을 썼는데, 이에 대한 대가성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녹취록에는 정관계 로비리스트인 ‘50억 클럽’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김 씨는 “50개(억 원)가 몇 개냐, 쳐(계산해)볼게”라며 “최재경(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전 특검), 곽상도, 김수남(전 검찰총장), 홍선근(언론사 회장), 권순일(전 대법관). 그러면 얼마지?”라고 물었다.

“수사팀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어”

그간 대장동 수사는 ‘로비’ 관련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며 관련 수사도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언론과 여론 압박 등에 밀려 수사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신동협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언론에 주요 증거나 단서가 흘러 나가면 피의자들에 대해 ‘나쁜 사람들’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수사 촉구 압박도 거세진다”며 “그렇게 되면 당연히 수사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뒤늦게라도 수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영학 녹취록’ 파장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수사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3월 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일자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은 ‘대선 직전에 한쪽 진영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좋은 명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무성 사퇴 압박 의혹’ 수사 서두를까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종용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의 공소시효가 정지되며 검찰이 이 부분을 먼저 들여다보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황 전 사장에 사퇴를 압박했다는 혐의(직권남용 등)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들의 공소시효는 2월 5일이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도 두 사람을 소환조사하지 않았다.

이 후보와 정 부실장을 고발한 시민단체가 검찰에 재정신청을 넣으면서 수사팀도 다시 사건에 수사력을 집중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대신 기소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기소하지 않는 경우 검찰 처분이 있기 전에도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법원은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 재정결정이 확정될 때까지 이 후보와 정 부실장의 공소시효 진행은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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