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유가 하락'ㆍ건설 '투자 위축' 우려…미 금리 촉각

입력 2022-01-20 18:45 수정 2022-01-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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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마련 나서는 한국기업

전자 “직접적 영향보다 중장기 대책이 중요”
자동차 “금리 인상에 할부 위축, 당장은 악재”
중공업 "유가 하락, 해양플랜트 위축 우려"
항공 “차입 경영에 따른 이자 부담이 문제”
철강 “美금리↑, 中위안화 평가절하 주시 중”
전문가 "기업 맞춤형 금리 적용 필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예상보다 강한 긴축정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 중인 가운데 국내 산업계도 이를 예의주시하며 대응 마련에 나섰다.

20일 재계 주요기업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단기간에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대응 마련의 여력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자업계 "결제 통화 다변화, 영향 제한적"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이어진다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기 위축을 불러올 경우를 따져야 한다. 우리 기업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먼저 전자업계는 당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변동, 신흥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주시하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환율 변동이 있더라도 결제 통화를 다변화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DS) 부문은 많은 부분 달러화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 부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신흥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며 신흥국 소비 위축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자동차 업계는 셈법이 복잡해진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소비재인 만큼 할부금융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나아가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도 부정적 요소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수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사진제공=기아)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자동차 업계는 셈법이 복잡해진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소비재인 만큼 할부금융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나아가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도 부정적 요소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수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사진제공=기아)

◇완성차 업계 긍정과 부정 전망 엇갈려

자동차 업계는 부정적 견해와 긍정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면 상대적으로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가의 소비재인 자동차의 경우 할부금융을 이용한 구매 비율이 높고, 할부 이자가 늘어나면 자칫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산업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긍정과 부정이 혼재한다는 의미다.

거꾸로 신흥시장의 위축은 우려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자동차 업계는 신흥국의 회복세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의 금리도 덩달아 오를 수 있는 만큼, 전반적인 자동차 할부금리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건설업계 ‘울상’…“유가하락 가능성 커”

조선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가 하락이 더 걱정이다. 지난해 1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6.6달러 선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초 WTI는 86.6달러에 육박하면서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원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 이는 곧 원유를 뽑아내는 해양플랜트 시장의 활성화를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화의 강세로 이어지고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가 하락은 해양플랜트의 경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반길 일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이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심리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지만, 우리나라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금리를 올려왔다. 여기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올리면

경총 이승용 경제분석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은행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분야의 투자 증가세가 -0.7% 수준이었던 반면, 올해는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면서도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건설업계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보다 이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을 더 우려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시장이 경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한국조선해양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조선업계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보다 이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을 더 우려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시장이 경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한국조선해양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물가상승 억제는 순효과…기업 부담은 정책으로 줄여야

철강업계도 국내 내수 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미국과 대립 중인 중국의 위안화가 평가절하될 경우 국제 철강 시장에서 중국 경쟁사가 가격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외화 차입금이 많다. 결국, 항공시장의 변동보다 차입금에 따른 이자 부담이 걱정이다.

이처럼 수출기업과 업종별로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당장에 큰 변화가 없을지라도 글로벌 시장의 변동은 예의주시할 부분이다.

과거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관과 1차관을 거쳤던,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산업계 변화를 크게 2가지로 전망했다. 정 회장은 “금리 인상은 소비자 측면과 제조사 측면에서 각각 바라봐야 한다. 수요가 고정된 상태에서 금리가 오르면 소비가 억제되고 이는 곧 물가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며 “거꾸로 기업으로서는 차입경영의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은행 또는 보증기금에서 기업에 대한 차별적 금리를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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