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대재해처벌법이 껍데기가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22-01-14 05:00 수정 2022-01-14 10:47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지난해 초부터 줄곧 반복해온 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인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중대재해를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데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설명해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게 골자다.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작년 1월 국회를 통과했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당장 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기업들은 막막하다. 자사가 법 적용 대상인지, 대상이라면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전담 조직과 예산편성의 규모, 사업주가 조치를 취했음에도 현장에서 이행되지 않았을 때 어떤 조치가 내려지는지 등 궁금증이 수두룩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일에 맞춰 준수하기가 어렵다고 한 기업이 절반을 넘어서는 53.7%에 달한다. 규모가 작을수록 법 준수는 더 어렵다. 200명 이상 규모의 기업은 34.5%가 의무사항 준수가 어렵다고 한 반면 500~100명 미만 기업은 두 배에 가까운 60%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불가능한 이유에 10명 중 4명이 ‘의무·이해 어려움이 있다’고 손을 들었다. 정부가 예방이라는 법 취지를 위해 교육과 인식 확산에 노력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안일한 사고를 바탕으로 한 업무 지시와 허술한 감독은 그간 수많은 근로자의 목숨을 앗아갔다. 2020년 산재사고 사망자는 무려 882명에 달한다. 이틀 전엔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내리는 후진국형 사고까지 발생해 중대재해처벌법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하지만 아직 법에 대한 내용 조차 이해하지 못한 중소사업장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 지금이라도 속도조절을 고민하는 게 이 법을 도입한 취지와 맞을 것이다. 법이 모호해 자의적 해석 등 문제가 될 소지가 적지 않은 점도 보완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도입에만 매몰된다면 중대재해법은 처벌에만 집중하는 껍데기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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