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커, 디지털 충격파] ‘30년 근속 은행원’ 옛말…디지털화에 낮아진 퇴직연령

입력 2021-12-09 05:00 수정 2021-12-21 10:52

“시니어 직원 활용도 떨어져
정년연장 대신 고용연장 검토”

디지털 시대 은행권의 퇴직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은행업에 진출한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핀테크들이 전통 은행의 인력을 흡수하면서 은행원들의 퇴직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은행들 역시 디지털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인력의 활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 ‘30년 근속 은행원’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핀테크들의 은행권 인력 채용 가속화함에 따라 은행권의 희망퇴직 인원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하려는 은행의 우호적인 희망퇴직 조건도 한몫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1월 8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신한은행은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350여 명이 직장을 떠났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임금피크제 직원을 대상으로 한 ‘준정년 특별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22명이 짐을 쌌으며, 이달 한 차례 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더 많은 인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1월 468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NH농협은행은 지난달 452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 철수를 앞두고 2300명의 희망퇴직을 신청받았고, SC제일은행 역시 특별퇴직을 통해 500명이 은행을 떠났다.

은행권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 연령에 기존에는 포함하지 않았던 40대를 올렸다. 디지털 전환(DT)에 속도를 내며 1년에 수백 개 점포의 문을 닫는 대신 디지털 사업에 집중하면서 인력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희망퇴직 대상자를 늘린 것이다. 최근 이직 기회가 금융권에서 IT업계에까지 넓어지면서 좋은 조건에 퇴직하려는 행원들이 늘어난 점도 퇴직 연령대가 낮아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은행에서 뼈를 묻겠다’는 은행원도 있겠지만, 이전만큼은 순탄하게 정년을 채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젊고 유연한 조직을 목표로 해 정년연장에 부정적인 기류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물론 법적으로 정년연장은 보장돼 있다”면서도 “다만, 디지털 시대에 활용도가 적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 대해 반기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은행 내부에서도 정년연장보단 고용연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시니어에 대해 담론으로 말하면 정년연장보다 고용연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급여 체계에 고정화돼 있고 경직돼 있는 급여 체계와 정규직 과잉 보호 속에서 기득권이 보장되나 활용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을 연장하는 유연한 고용 체계를 구축하고 정년연장보다는 (활용을 높일 수 있는) 채용을 늘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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