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은행, 자회사 ‘헐값 매각’ 논란에도 감사 안 받는다

입력 2021-1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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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경쟁입찰 위배로 감사원에 감사 청구
감사원 "산은, 계약 당사자 아냐"…청구 기각로

산업은행이 자회사의 ‘2000억 원 국부 유출’ 논란에도 감사원 감사를 피했다. 감사원이 KDB인베스트먼트(KDBI)의 대우건설 매각 관련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를 기각하면서다. KDBI는 대우건설 매각을 진행하며 중흥건설에 재입찰 기회를 줬고, 이 탓에 입찰 가격이 수천억 원 떨어지면서 중흥 측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6일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감사원은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등의 산업은행 공익감사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지난 8월 시민사회단체는 대우건설 매각이 경쟁입찰절차를 위배했고, 낙찰 가격과 낙찰자의 결정이 부정하다며 감사를 청구했다. 재입찰을 거치면서 인수 가격이 2000억 원 떨어졌기 때문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감사원은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라 배임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는 점 △계약 당사자는 산업은행이 아닌 자회사인 KDBI이고, KDBI는 국가계약법의 대상자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감사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6월 25일 대우건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 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 원을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달 29일 중흥건설이 인수 조건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고, KDBI는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에 7월 2일까지 수정된 입찰 금액을 제시하라고 통보했다. 이후 중흥건설은 2조1000억 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약 2조 원을 써서 내, 7월 5일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10일 만에 대우건설의 입찰가가 2000억 원 낮아진 점이다. 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이 호반건설의 입찰 참여를 염두에 두고 애초 2조3000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써서 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입찰 결과 호반건설은 참여하지 않았고,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5000억 원이나 많은 입찰가를 쓴 중흥건설이 입찰가 수정을 원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제시된 인수가가 낮아 재입찰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인수가가 높아서 재입찰을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이는 시민단체가 공익감사를 청구한 이유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결론적으로 국고 2000억 원 손실이 발생했다”며 “문제가 없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이 회장은 “적법한 절차 내에서 진행됐다”며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양사가 제시한 가격이 보도된 후 중흥건설이 수정제안을 해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산은에 “‘똑바로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얘기는 했다”고 말했다.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번 주 감사원의 기각 사유를 검토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인 KDBI는 중흥건설과 이르면 다음 주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양사가 세부 내용을 협의하면서 며칠 내로 계약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 역시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연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이 회장은 지난달 ‘주요 이슈 브리핑’에서 “본계약 체결은 다음 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먼트와 중흥건설간 협상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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