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기대만큼 문제로 떠오른 ‘현금청산’

입력 2021-12-02 05:00

본 기사는 (2021-12-0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실거주 위해 산 빌라서 쫓겨날 판"
'도심 복합사업 피해' 청원 잇따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추진지역도
현금청산 대상 '깡통빌라' 주의보
"권리산정기준일 꼼꼼히 확인해야"

▲서울 영등포구 신길4구역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반대동의서를 접수받고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서울 영등포구 신길4구역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반대동의서를 접수받고 있다. (박민웅 기자 pmw7001@)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 복합사업), 신속통합기획 등 정부나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비사업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그 이면에 있는 ‘현금청산’ 문제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 진행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을 채운 후 정비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면 권리산정기준일 이후에 매입한 주택이나 등기한 신축 빌라는 입주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이에 억울하게 현금청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여전히 도심 복합사업으로 인해 현금청산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청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도심 복합사업은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주도해 고밀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금청산 기준일은 6월 29일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사업구역 내 부동산을 신규 매입하면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지방에서 실거주를 목적으로 상경했다는 청원인 A 씨는 “없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자녀 교육을 위해서 얼마 전 작은 반지하 빌라를 구입했는데 그 지역 주민들이 도심 복합사업을 위해 동의서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며 “빌라 구입 당시만 해도 매매가 불가능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구역지정도 되지도 않았는데 졸지에 현금청산 될 위기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도심 복합사업을 반대하는 단체인 ‘3080공공주도반대연합회’(공반연)에서도 불확실한 현금청산 기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공반연 관계자는 “현재 후보 지역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사업이 진행되면서 현금청산 대상이 돼버린 사람들이 많다. 엄연히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3080공공주도반대연합회(공반연)' 회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도심 복합사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3080공공주도반대연합회(공반연)' 회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도심 복합사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신속통합기획’ 신축 빌라 많아져 문제 커질 가능성↑

이러한 현금청산 문제는 또 다른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민간 주도의 정비사업에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제도다. 현금청산 기준일은 9월 23일로, 후보지가 된 경우 입주권을 얻기 위해선 이날까지 빌라(연립·다세대주택) 공사를 완료하고 가구별 등기까지 마쳐야만 한다. 하지만 신속통합기획을 준비 중인 일부 지역들 중심으로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위험한 매물들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을 준비 중인 성북구 장위동 장위13구역에선 ‘2022년 4월 1일 입주협의 가능’이라고 적혀있는 매물이 거래되고 있었다. 아직 지어지지도 않은 빌라다. 이 구역이 훗날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다면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현금청산 산정 금액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금액과 차이가 나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해당 매물의 3.3㎡당 단가는 488만 원이지만, 공시지가로는 296만5000원 수준이었다. 차이가 무려 191만5000원 나는 셈이다.

장위동 N공인 관계자는 “손님이 부탁해서 매물을 올려놨을 뿐”이라며 “자세한 건 답변이 어렵다”고 일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축 빌라를 조건부 선분양한다는 매물도 등장했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지정되면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훗날 후보지로 지정되면 파기하는 특약을 놓고 계약을 하는 것이다.

▲9월 1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신속통합기획’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9월 1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신속통합기획’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성북구 B공인 관계자는 이러한 계약 방식이 일종의 ‘꼼수’ 계약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억울하게 현금청산을 당할 위기에 처한 신축 빌라 주인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리산정일 이전에 이미 허가받고 짓고 있는 빌라들이 많다”며 “적어도 권리산정일 이전에 건축 허가를 받은 신축 빌라만큼은 현금청산 대상에서 제외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빌라가 늘어나는 추세라 이러한 현금청산을 둘러싼 문제도 앞으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신축 빌라는 1988동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동기(1805동) 대비 10% 늘어난 수치다. 앞으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이 많이 예정된 만큼 현금청산 대상 빌라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금청산은 권리산정기준일이 중요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예고한 뒤 진행해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하다 보니 혼란이 생기고 있다”며 “투자자들도 위험성 있는 꼼수 계약이 아닌 공식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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