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히기 전에 미리"…매물 늘어도 전셋값은 급등 '이상한 전세시장'

입력 2021-10-13 17:50

수도권 전세 5000건 이상 증가
수요 몰리며 전셋값 상승 여전
내년 입주물량 줄며 혼란 야기

▲시민들이 서울 중구 남산에서 용산, 강남 지역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서울 중구 남산에서 용산, 강남 지역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세시장의 흐름이 이상하다. 그동안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던 전세시장에 이런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 전셋값은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최근 전세시장은 매물이 늘어도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이 늘어나는 것이 최근 일시적인 현상인 데다 최근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이 여전히 부족해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금처럼 전세 매물이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전셋값 안정에 영향을 주겠지만, 최근 집값 상승에 따른 '내 집 마련'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쏠리면서 당분간 전셋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전세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도 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전세자금대출 한도 역시 축소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전세 계약을 서두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세 계약 체결이 늘어나는 만큼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전세를 구하고 있는 A 씨는 "전용 84㎡형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난달에 6억 원대 하던 전세 아파트가 지금은 8억 원이 넘더라"면서 "부동산에서는 '무조건 지금이 제일 싸다'고 하더라. 앞으로 전세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아 서둘러 계약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한 달 새 수도권 전세 매물 5000건 이상 늘었지만 전셋값 상승세 여전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3일 기준 2만5105건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일주일 전(6일) 2만4621건보다 484건 늘었고, 한 달 전(9월 13일·2만3194건)보다 1911건 많아졌다.

13일 기준 경기와 인천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각각 2만4992건, 5084건이다. 한 달 전보다 각각 3462건, 369건 상승했다.

이처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세 매물이 한 달 새 5000건 이상 늘었지만, 여전히 전셋값은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전셋값은 지난주(4일 기준) 0.24% 상승하며 전주(0.2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 0.14% 상승하며 전주(0.14%)와 상승폭이 변동 없었다. 하지만 경기와 인천은 지난주 각각 0.28%, 0.30% 상승하며 전주(0.24%, 0.2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 같은 전세시장 상황에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청약 대기 수요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올해만 3만2000가구 이상의 사전청약 물량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8월에는 사전청약을 민간사업까지 확대했는데, 당첨을 위해서는 무주택 자격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이들이 자연스럽게 대기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청약에 나서는 이들은 무주택 자격요건 유지를 위해 전세를 구하려 나서고, 수요가 늘자 그만큼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수도권 전세 매물이 소폭 늘었지만, 아직 시장 가격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가을 이사철 계절적인 수요가 높아진 데다 수도권 대도시 주변을 보면 공급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보니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란한 전세시장…전세의 월세화 가속화하나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장 기존 입주물량을 늘려야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만 보더라도 내년 예정된 입주물량은 2만 가구 수준으로, 올해 3만 가구보다 더 적다. 이 때문에 전세시장 안정화를 단기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이나 가계 대출 축소 부분이 가시화되면서 전세시장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며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들기 때문에 전세시장 안정을 기대하기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금처럼 전세대출이 어려워지고 전셋값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오히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서민층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피해만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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