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풍월주' 임진섭 "완전히 다른 '열' 보여드릴게요"

입력 2021-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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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장…"물어보는 것 부끄럽지 않아,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낼 것"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뮤지컬 '풍월주'의 시작은 2011년 CJ문화재단 신인 공연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선정이었다. 이후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다섯 번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증명했다. 그런 '풍월주'의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다. 새로운 얼굴로 가득 채워진 작품에 배우 임진섭이 주인공 '열' 역으로 나선다.

"'풍월주'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어요. 열 역할을 거친 선배들만 10명 가까이 돼요. 선배들만큼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지만, 정말 좋은 기회로 받아들였습니다."

임진섭은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진행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풍월주'에 캐스팅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풍월주'는 신라시대 남자 기생인 '풍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운루'라는 섬에서 귀부인을 접대하는데, 이곳의 최고의 풍월은 '열'이다. 그의 친구이자 애틋한 마음을 나눈 '사담', 열에 집착하는 핏빛 개혁 군주 '진성 여왕'의 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다.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남자 기생의 존재를 역사적 고증 과정에서 찾아냈다고 하시더라고요. 10년 동안 스태프, 연출님, 작가님 등 많은 분이 열심히 찾아보셨대요. 테이블 작업을 하면서 조사한 것들을 프린터 한 뒤 일일이 이해하면서 열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어요."

'열'이란 캐릭터는 외강내유의 전형이다. 강하고 꿋꿋한 모습이 가장 먼저 보이지만, 자신을 위해 기꺼이 '운루'에 들어와 희생하고 있는 담을 위해선 목숨도 바칠 수 있다. 담 앞에만 가면 한없이 순수해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임진섭은 이 부분에 집중했다.

"그동안 정말 멋있는 열들이 많았어요. 그 열들이 기준이 됐고 일반화고 되기도 했죠. 어떤 부분에선 그렇게 표현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제 욕심이지만, 멋스럽진 않아도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열을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임진섭은 그동안 해왔던 작품 속 캐릭터가 열과 대조적이었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기도 했단다. 여기서 돌파구를 찾았다. 오히려 '명동로망스' 장선호, '전설의 리틀 농구단' 수현 등 자신이 만났던 캐릭터를 '열'에 이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멋있기만 한 열'이 아닌 '진심이 보이는 열'이 탄생했다.

"항상 멋있기만 하면 인생이 너무 슬플 거 같아요. 어떤 부분에선 더 무너져 보고 더 울기도 했죠. 그러다 담을 만나면 장난스러운 모습이 보였을 때 그게 더 와 닿을 거 같았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었다고 했다.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이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다음에 또 새로운 역할을 했을 때 '또 도전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풍월주' 속 임진섭에게 도전적인 요소가 또 있었다. 다름 아닌 '춤'이다. 임진섭은 "춤을 잘 못 춘다"며 "안무 감독님이 보여주시는 춤을 따라가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명동로망스'에서도 재롱만 피웠고, '전설의 리틀 농구단'에선 군무였거든요. 독무를 하는 게 처음이어서 정말 많이 위축됐죠. 긴장감부터 엄습해 오거든요. 제가 빗나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임하는 중이에요. 저는 춤이 아니어도 제가 틀린 부분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편이에요. 안 좋은 습관이 있으면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열심히 빼려고 하죠."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풍월주' 속 열은 사담, 진성 여왕에 따라 표현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캐릭터다. 이에 따라 함께하는 배우들의 에너지의 차이에 대해서도 물었다.

"운장과 진성 여왕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커요. 모두가 행복하지 못해 안쓰럽지만요. 전성민 누나는 열의 사랑을 원하는 것 같다면, 임찬민 누나의 진성 여왕은 열이라는 사람을 원하는 것 같아요. 정말 다른 진성 여왕들이에요. 담도 완전히 달라요. 준휘 형은 경력직 '담'이라서 그런지 안정적이에요. '이게 담이구나'를 생각하게 하죠. 황두현 형은 세 담 중엔 말의 무게가 가장 있는 것 같아요. 귀가 자연스레 가게 돼요. 윤석호는 21살인데 정말 잘해요. 제가 21살이었으면 그렇게 못했을 거 같아요. 짠한 마음도 크게 오는 담이죠."

하지만 임진섭은 자신이 '열'이라면 '담'과 같은 존재는 신창주 배우라고 했다. 3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같이하며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배우 윤석원 배우 등을 언급하며 "형들에게 늘 고맙다"고 했다.

임진섭은 열과 담의 관계를 '사랑'보다 '가족애'로 정의했다. 정말 사랑하는 존재이지만, 서로 육체적으로 탐하진 않기 떄문이다. "정말 소중한 존재고 없어선 안 되는 당연한 사람이죠. 근데 진성과 열도 그래요. 서로 '너는 나야'라고 말하거든요. 모든 인물들이 서로를 자신으로 마주하고 있어요."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배우 임진섭이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인근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슬기 작가)

임진섭은 11월 7일까지 열에 흠뻑 빠져 살아갈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뮤지컬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려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는 세워놓지 않고 현실에 충실하고 싶다고 했다.

"무대도 많이 하고 싶고 노래 앨범도 내고 싶어요. 연극, 드라마, 영화 모두 해보고 싶죠. 다양하게 하고 싶어서 명확한 계획을 세워놓지 않고 싶어요. 10년, 20년이 지나도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다 보면 '열'을 만난 것처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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