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카카오는 왜 골목의 적이 되었나

입력 2021-09-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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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적인 장례식, 이젠 걱정하지 마세요."

-라이언 상조 서비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카카오가 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화장을 꼬집은 한 누리꾼의 창작물이라고 하는데요.

이 창작물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흥미롭습니다. 부정적인 의견들이 다수를 차지했는데요. 과거 '혁신의 아이콘'으로 칭송받으며 내놓는 서비스 마다 큰 호응을 얻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 입니다.

카카오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사실 카카오가 자초한 부분이 큽니다. 혁신 IT기업임을 내세웠지만, 그간 카카오가 보여준 모습은 기존 대기업들의 전형적인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그대로 답습하는데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택시, 대리운전, 퀵서비스, 꽃 배달, 미용실, 네일숍, 영어 교육, 실내 골프장, 주차 대행 등 골목상권 구석구석을 헤집는 카카오에 국민들은 "카카오가 왜 이런 부분까지 진출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카카오의 사업 진출로 시장의 규모와 질이 성장하는 순기능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간 카카오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형식은 기술이나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존 사업자와 충돌을 야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 지위를 갖춘 카카오에게 이들 사업자들은 쉬운 상대에 불과했다는 점이죠.

손쉽게 들어갔기 때문일까요. 카카오는 새롭게 진입한 시장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나 기술을 선보이지도 못했고, 시장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키우지도 못했습니다.

시장을 빠르게 먹어치우기는 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카오T 블루는 2019년 513대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1만 6465대로 대폭 증가했고, 2021년에는 반년만에 2만 3271대로 올라섰다고 합니다. 무려 3년만에 45배 이상 늘어난 것이죠.

가맹택시에서의 카카오 블루 비율 또한 증가했는데요. 2020년 2만7364대(대경지역 제외)의 가맹택시 중 카카오 블루는 1만6465대로 60.2%였으나, 반년만에 78.0%까지 치솟았습니다. 특히 비가맹이나, 카카오 콜 혜택을 받고 있는‘카카오 프로멤버십’택시(2만 대 이상 추산, 카카오 블루와 중복 불가)까지 포함하면, 택시 플랫폼 시장 중 ‘택시 가맹사업(Type2, 브랜드 택시)’분야는 사실상 카카오가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셈이죠.

▲뉴시스
▲뉴시스

결국 동티가 났습니다.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거둬들인 탓인데요. 최근 논란으로 상생안을 발표하며 철회하기는 했으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료 멤버십 출시 등으로 택시기사들은 물론 소비자들과도 갈등을 빚었습니다.

또 2016년 출시한 미용실·네일숍 예약 서비스 카카오헤어숍도 과도한 수수료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카카오가 업주에게 떼어가는 수수료는 무려 25%로, 여기에 결제 수수료 3%까지 하면 거의 30%에 가까운 수수료로 나간다고 합니다.

이에 업주들은 온라인을 통해 "네이버 예약을 이용해주세요"라는 공지문까지 띄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논란이 커지면서 카카오가 일부 사업의 철수까지 고려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카카오가 진출한 사업이 너무 많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해외까지 포함한 카카오 계열사 수는 158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올 상반기에만 40개가 새로 생겼다고 합니다. 이를 당장 정리하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카카오 측도 일방적인 사업 철수는 오히려 영세 사업자에게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민 메신저를 바탕으로 '국민 플랫폼' 의 성장을 꿈꿨던 카카오가 국민 밉상으로 전락할 위기입니다. 말로만 혁신을 내세울 것이라 아니라, 진짜 혁신이 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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