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입자 퇴거 유예 만료 임박…400만 명 길거리 나앉는다

입력 2021-07-25 17:46

노숙인 증가에 미국 코로나 상황 악화할 수도

▲출처 닛케이
▲출처 닛케이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처로 마련한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가 이달 말 만료된다.

이에 따라 약 400만 명이 주거지를 잃을 위기에 처했으며, 노숙자 증가가 바이러스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5일 미국 경제조사국의 최신 자료를 인용, 미국 전역에서 약 360만 명이 집세를 내지 못해 향후 2개월 안에 퇴거를 재촉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자를 포함하면 집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미국인의 숫자는 무려 470만 명으로 늘어난다.

미국 중서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저소득층의 주거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의 앤서시 심킨스 회장은 “음식이나 약을 살 것인가, 아니면 월세를 낼 것인가. 사람들은 지출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퇴거는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고 자가격리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 소득 이하의 세입자에 대한 퇴거를 금지하는 유예조치를 내렸다.

평상시라면 집주인은 1개월 이상의 집세 체납에 대해 퇴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겠지만,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이 조치는 계속해서 연장됐다.

하지만 야당인 공화당이 철거 유예 조처가 도덕적 해이를 낳는다고 반발하고 있는 데다가, 집주인 측의 부담이 커지는 예도 있어 이달 말 ‘마지막 연장’은 끝나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길거리로 나앉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노숙인의 수는 58만 명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는데, 이러한 추세는 올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주거지를 잃은 세입자는 신용도가 떨어지고, 고금리로 생활비 차입을 피할 수 없게 되는 등 전체적으로 116억 달러의 부담 증가가 생긴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추산도 있다.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의 변호사 비클럼 파텔은 “집이 없으면 출근도, 보육 관련 복지혜택을 받는 것도 어렵다”며 “‘부의 스파이럴(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들의 퇴거 조처가 최근 악화하고 있는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난 세입자가 주거지를 찾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게 되면 바이러스 확산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연방 의회는 임대료 지원을 위해 올해 3 월까지 약 500억 달러의 예산을 통과시켰지만, 지급이 더딘 상황이다. 미국 노무라증권의 아메미야 아이치는 “7월 말까지 어느 정도의 임대료 보조가 골고루 돌아가는지가 퇴거 수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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