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대륙의 실수? 대륙의 반격

입력 2021-06-2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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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수’라 칭하며 한 수 아래로 봤던 샤오미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샤오미는 얼마 전스마트폰 시장에서 3년 내에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글로벌 1위가 되겠다고 공언(公言)했다. 공언(空言)이 아닌 듯싶다.

화웨이의 몰락과 LG전자의 철수가 스마트폰 시장의 지각변동을 촉발했다. 특히 2년 전만해도 2억4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던 화웨이의 점유율 16%를 누가 차지하느냐의 싸움이다. 지금까지 최대 승자는 샤오미다. 4월 기준으로 점유율이 1년 전보다 6.7%포인트나 상승했다. 그 뒤로 애플, 오포, 비보 순으로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1.4%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쳐 상위 5개사 중에 상승폭이 가장 낮았다. 당초 삼성전자의 수혜가 클 것이고, 부품 업체들에게 따뜻한 온기가 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수요 양극화를 초래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를 앞세워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화웨이의 공백을 중국 안에서는 오포와비보가 흡수하고, 중국 밖에서는 샤오미가 흡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인 갤럭시 S 시리즈의 판매 성과가 미흡하고,주력 시장인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샤오미의 거센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샤오미의 약진 배경을 살펴보자. 최근 4월에 14.3%의 점유율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동시에 글로벌 3위로 도약했다. 샤오미의 주력 시장인 인도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신흥 아시아에서 고르게 선전했기 때문이다. 신흥 아시아에서는 동남아 지역의 입지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추월했고, 동유럽에서는 점유율이 25%를 넘어섰다.

특히 유럽 시장 내 약진이 위협적이다.삼성전자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4월에 유럽 시장 점유율 20%로 애플을 넘어2위에 올랐다. 지난해 1월 이후로 점유율이 2배 이상 급성장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에서의 성공이 인상적이다. 스페인에서는 1위를 차지했고, 이탈리아와 러시아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이들 3국의 공통점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다는 점이다. 샤오미의 최대 강점인 ‘가성비’가 빛을 발하고 있고, 300달러 이하 모델들이 잘 팔린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샤오미처럼 가성비가 전부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다. 프리미엄폰영역에서도 지위를 확보해가고 있다. 유럽 내 250달러 이상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지난해 1분기 9%에서 올해 1분기는 31%로 상승했고, 유럽 프리미엄폰 매출이 4배 증가했다. 플래그십 모델인 Mi 11 울트라를 앞세워 전세계 800달러 이상 초프리미엄폰 시장에서 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분발해야 한다. 수많은 부품 업체들이 운명을 같이하고 고용, 투자 등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도와 베트남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생산지 전략에 있어 큰 악재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대신할 폴더블폰을 앞세워 프리미엄폰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보급형에서는 갤럭시 A와 갤럭시 J 시리즈 등의 차별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샤오미의 강점 중 하나인 온라인 채널에 대한 대응도 강화해야 한다.

다행히 LG전자 철수에 따른 수혜는 삼성전자에게 집중될 것 같다. LG전자는 지난해 기준 24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1.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 미국, 중남미 시장에서 의미있는 지위를 유지했다. LG전자 프리미엄폰 수요는 대부분 한국에 집중됐고, 삼성전자가 흡수할 것이다.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한다는 점도 우호적이다. 미국 선불제 저가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가 수혜를 받을 것이다.

화웨이는 공교롭게도 글로벌 2위에 오르고 삼성전자 추월을 공언한 이후에 미국의 고강도 제재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샤오미도 위험했지만 제재를 피했다. 화웨이에 눌려 위축돼 있던 샤오미, 오포, 비보가 모두 날개를 단 듯 하다. 삼성전자로서는 더욱 어려운 싸움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성공 DNA인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능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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