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박지혜 변호사 “탈석탄 로드맵, 탄소발자국 지우는 힘찬 첫 걸음”

입력 2021-06-20 13:36 수정 2021-06-20 16:16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가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와 함께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2030년 탈석탄 계획 수립과 현재 짓고 있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석탄을넘어서)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가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와 함께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2030년 탈석탄 계획 수립과 현재 짓고 있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석탄을넘어서)

계획이 분명치 않으면 첫걸음도 떼기 어렵다

환경운동단체 기후솔루션 박지혜 변호사는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금융기관의 탈석탄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하루빨리’ 탈석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석탄 발전에 투자하실 건가요?’

최근 기후환경단체들이 모여 여의도 증권가에 편지를 보냈다. 최근 석탄 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이 회사채를 사지 않겠다고 하자 발행 주관사인 증권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의 현주소와도 같다. 삼척블루파워는 총 4조9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1조 원가량을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지만, 이 중 8000억 원 규모의 공사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기후·환경 운동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는 업체와 계약을 맺은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박지혜 변호사는 ‘탈석탄 전략의 부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단면’이라고 말한다. 그는 2018년 1월, 삼척 석탄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공익 소송을 함께한 계기로 시민사회 탈석탄캠페인 ‘석탄을 넘어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서울 여의도 증권가를 찾아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회사는 불과 넉 달 전 지주사인 농협금융지주와 함께 ‘탈석탄 금융’ 선언하면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출과 채권 투자 중단을 약속했지만 역행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건물 앞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주인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제공=석탄을넘어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건물 앞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주인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제공=석탄을넘어서)

그 역시 금융투자업계의 고민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석탄 산업이 빠지면서 기존 비즈니스 관계를 청산한다는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이해한다. 그래도 그는 “방법은 없는 것은 아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명쾌한 결론이 나온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석탄 산업은 자산운용사조차 거부하는 ‘좌초자산’이자 ‘시한폭탄’과도 같다는 지적이다. 환경 문제가 아니라 한 기업의 생존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시장 투심도 싸늘하다. 지난 17일 공모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삼척블루파워는 단 한 곳의 수요도 확보하지 못했다. 석탄발전사에 대한 시장 수요가 미진할 것을 우려해 가산 금리를 민평 대비 100bp나 높여 제시했지만 투자자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 변호사는 “‘계약’은 무조건 이행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당사자 간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가 분위기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앞으로는 지키겠다’는 선언만 보이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선 계약 관행보다는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 움직임이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박 변호사는 시장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탈석탄을 선언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우리 비즈니스가 ‘어떤’ 리스크에 노출됐고 ‘어떻게’ 바꾸겠다고 알리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는 “구체적인 약속을 꾸준히 공개하고 이행해야 탈석탄 선언도 구호에 그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줬다.

아울러 정부 차원의 탈석탄 로드맵도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 차원의 탈석탄 로드맵이 분명치 않기 때문에 민간 시장에서의 움직임 역시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책 불확실성을 줄여야 시장 차원에서의 노력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정부의 탈석탄 로드맵’이 시급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처럼 몇 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어떻게 중단하고, 어떤 제도로 보완해나가겠다는 등 계획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지금 만드는 중이라고 하지만 너무 느리다. 정부 차원의 탈석탄 계획이 빨리 나와야 민간 시장도 지금보다 훨씬 자신감 있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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