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상속] 할아버지가 사위에게 손자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까

입력 2021-06-15 10:44

딸이 죽은 다음 사위가 손자를 책임지지 않아 할아버지가 손자를 키우게 됐다. 그런데 사위는 아이를 위한 양육비를 전혀 주지 않고 있다. 할아버지는 사위에게 손자 양육비를 내놓으라고 청구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은 이렇다. A 씨의 딸은 2006년 2월 B 씨와 결혼했고, 그해 8월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A 씨의 딸은 2012년 12월부터 B 씨와 별거를 하기 시작했고, 2014년 9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A 씨의 딸은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6년 5월 사망했고, 이혼 소송도 종료됐다. A 씨는 딸의 사망과 함께 손자를 맡아 키우게 되었고, 소송을 통해 손자의 후견인이 됐다. 사위인 B 씨는 A 씨가 손자를 키우기 시작한 이후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손자를 위한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우리 법에는 A 씨와 같이 후견인 자격을 가지고 손자를 키우는 할아버지가 아이의 부모에게 양육비를 달라고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미 지출한 비용을 부당이득으로 아이 부모에게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앞으로 아이를 위해 지출해야 할 양육비를 달라고 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A 씨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 지급 청구 사건의 1심은, A 씨가 양육비를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A 씨의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2심은 이혼 후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인 민법 837조를 유추 적용해서 B 씨가 A 씨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2심 판단에 대해 B 씨가 대법원에 재항고했는데, 대법원은 2심 판단처럼 민법 제837조를 유추 적용해서 B 씨가 A 씨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A 씨가 B 씨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법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법원마다 판단이 달라지기도 했고, A 씨는 결국 대법원까지 가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다. 양육비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대법원까지 재판을 하면서 아이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한 B 씨의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 문제처럼, 상식적으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것 같은데 법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인정되기 쉽지 않았던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면접교섭권이다. 예전 민법에는 면접교섭권이 이혼한 부모에게만 인정됐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인정되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자가 아무리 보고 싶어도 직접 면접교섭을 청구할 권리가 없었다. 그런데 2016년 초 법원은 법에 규정은 없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손자를 면접교섭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다. 이후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어났고, 결국 2016년 말에 법이 개정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손자에 대한 면접교섭권이 인정됐다. 다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면접교섭권은 아이 부모 중 한 명이 사망했거나 그 밖에 다른 사정으로 부모가 면접교섭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 인정된다.

비록 법에 명확한 규정은 없더라도, 손자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법에 규정이 없지만, 전향적인 태도로 법을 유추 해석하여 양육비 청구를 인정한 법원의 태도가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면접교섭권과 마찬가지로 입법적인 보완을 통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좋아요-
  • 화나요-
  • 추가취재 원해요-

주요 뉴스

  • 오늘의 상승종목

  • 08.05 09:43 20분지연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45,560,000
    • +1.11%
    • 이더리움
    • 3,107,000
    • +5.33%
    • 비트코인 캐시
    • 624,000
    • -1.34%
    • 리플
    • 836.3
    • -0.71%
    • 라이트코인
    • 163,200
    • +0.25%
    • 에이다
    • 1,579
    • -0.63%
    • 이오스
    • 4,692
    • -0.64%
    • 트론
    • 78.86
    • +4.78%
    • 스텔라루멘
    • 318.5
    • -0.28%
    • 비트코인에스브이
    • 162,200
    • +0.37%
    • 체인링크
    • 27,410
    • -2.46%
    • 샌드박스
    • 726.1
    • +3.8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