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플레 우려 크고 미국은 긴축 예고, 대비 급하다

입력 2021-05-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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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할 것 없이 돈풀기에 집중한 통화정책의 여파로 우려됐던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석유 등 원자재의 수요 확대와 공급부족,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살아나는 상황이 겹쳐 연쇄적 가격 상승을 불러오면서 인플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107.39)는 작년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2017년 8월의 2.5%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생활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이 13.1%나 뛰었다. 작황 부진과 가축 감염병 확산의 영향이 크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와 공업제품이 2.3%의 상승폭을 보였고 서비스물가도 1.3% 인상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 충격이 닥친 작년 내내 0∼1% 대였다. 지난해 5월에는 마이너스(-0.3%)를 기록하기도 했다.

생산자물가도 뛰고 있다. 한국은행이 얼마 전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106.85)는 2월 대비 0.9%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배럴당 30달러대였던 유가는 최근 60달러 선이다. 철광석, 구리, 니켈, 알루미늄 등 원자재, 대두와 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다. 백신 접종 확대로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의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로, 이를 넘으면 인플레 국면이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상승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크게 낮았던 물가의 기저효과와 농축산물 가격 변동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후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인플레는 불가피해 보인다.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에 원자잿값에서 비롯되는 물가 상승의 양상이 뚜렷한 까닭이다. 국내 경기가 빠른 시일 내에 살아나지 않는 상태에서 인플레는 자산가치 하락, 실질소득 감소로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금리인상을 압박해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신호가 나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다소 인상해야 할지 모른다”고 발언했다. 그동안의 대규모 재정투입 및 양적완화 기조와 달라진 언급이다. 옐런 장관은 2014∼2018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냈다. 당장의 기준금리 인상은 아니라도 자산매입 축소 등 긴축이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한은의 금리정책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인플레와 긴축을 통한 출구전략은 예상된 전개다. 금리인상도 멀지 않은 수순이다. 문제는 우리 금융과 실물경제가 충격을 감당할 만한 체질과 구조를 갖추고 있느냐에 있다. 막대한 가계·기업 부채, 막무가내식 돈 퍼붓기로 악화한 재정건전성은 위기대처 능력을 형편없이 떨어뜨리고 있다. 긴장의 끈을 조이고 치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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