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백신 대량생산" 정부 재차 강조했지만…공급난 해결될까

입력 2021-04-16 16:40

러 '스푸트니크V'는 아니라면서 구체 내용은 함구…물망 오르내린 기업들 부인…美 추가접종 계획까지 현실화하면 수급난 가중될 수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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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공급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가 8월 중 국내에서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백신의 국내 생산이 곧 국내 공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수급난을 해결할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의 백신을 국내 제약사가 생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8월부터 국내에서 이 백신이 생산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백신은 최근 잇따라 국내 위탁생산 소식이 전해지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는 아니다. 손영래<사진>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 계약과 8월 대량 생산하는 백신은 별개의 건"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백신을 수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내 위탁생산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을 같이 기울이고 있다"고 추가 설명했다.

이날 휴온스글로벌은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스푸트니크V' 생산을 위한 컨소시엄을 조성하고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8월부터 시생산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컨소시엄에는 휴온스글로벌을 주축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휴메딕스, 보란파마가 참여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원제 생산을 맡아 8월부터 백신센터의 시험가동을 시작한다.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의 생산 계획은 정부가 언급한 시점과 같지만, 정부가 확실히 선을 그으면서 스푸트니크V가 아닌 다른 백신을 국내에서 대량 생산하기 위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글로벌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백신 개발사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이 있으며, 상반기 중 승인이 예상되는 노바백스의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상태다.

정부는 어떤 기업이 무슨 백신을 얼마만큼 생산할 것인지 등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8월 생산' 가능성만 갑자기 던지면서 업계는 물론 시장의 혼란도 가중된 상태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진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진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화이자와 같은 mRNA 방식으로 개발된 모더나 백신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총 2000만 명분을 계약한 모더나 백신은 2분기 도입을 예상했지만, 미국 내 우선공급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해외 공급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국내에서 모더나 백신의 인허가·유통은 GC녹십자가 담당한다. 그러나 완제 생산이 가능하려면 기술이전이 필수적인데, 모더나는 이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CEO는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화상 회의에서도 국내 위탁생산이 아닌 생산공장을 직접 짓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원료 조성·혼합 기술을 개발사인 화이자나 모더나가 다른 나라에 이전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위탁생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mRNA 백신 생산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에스티팜 한 곳이다. 에스티팜은 5월 중 mRNA 생산 설비 구축을 예정하고 있지만, 백신의 완제를 생산하기 위한 충진 및 포장 설비는 없다. 전날 정부가 8월 생산을 언급하면서 에스티팜이 후보기업군으로 오르내렸으나 에스티팜 측은 "완제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백신 수급 일정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확정되기 전에 8월 생산 가능성을 발표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사례만 봐도 위탁생산이 곧 국내 도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 도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물량의 공급은 전적으로 고객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뜻에 달려 있다. 2분기 도입이 예정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50만 명분에 그친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의 사례처럼 생산은 물론 판매까지 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다면 국내 공급의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아직 정부에서 밝힌 내용은 없다.

한편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대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얀센 백신에서도 접종 후 혈전 생성 논란이 발생했으며, 가장 많은 백신을 보유한 미국 정부는 백신의 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접종(부스터 샷)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의 부스터 샷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백신 확보는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집단면역 계획도 그만큼 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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