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하성문 SK네트웍스 민팃 사업부장 "중고폰 시장 투명 거래표준 만들 것"

입력 2021-03-25 17:00 수정 2021-04-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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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민팃ATM 4000대로 늘릴 것…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

(민팃은) 이제 출발점에 섰다고 생각합니다. 민팃이 추구하는 가치가 널리 사회에 전파될 수 있도록 한 발 한 발 나아가겠습니다.

▲하성문 SK네트웍스 민팃 사업부장 (사진제공=SK네트웍스)
▲하성문 SK네트웍스 민팃 사업부장 (사진제공=SK네트웍스)

SKT 대리점에는 ATM 기기가 하나 있다.

ATM에 핸드폰을 넣으면 AI(인공지능) 컴퓨터가 카메라로 핸드폰의 기능과 상태를 점검하고 시세를 알려준다. 고객은 핸드폰을 제시된 가격에 팔거나 기부할 수 있다.

민팃ATM은 '번거로운 중고 거래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2019년 첫선을 보였다.

중고폰 시장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을 해소하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중고폰 생태계와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투데이는 최근 민팃의 각자대표에 오른 하성문<사진> SK네트웍스 민팃 사업부장 겸 민팃 대표로부터 회사의 미래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민팃 ATM 모습 (사진제공=SK네트웍스)
▲민팃 ATM 모습 (사진제공=SK네트웍스)

"올해 민팃ATM 4000대로 늘릴 것…중고폰 시장서 투명한 거래 표준 만들겠다"

민팃은 2019년 SK네트웍스가 중고 IT(정보통신) 기기 업체 금강시스템즈의 지분을 인수하며 출범했다.

올해 1월 하성문 SK네트웍스 민팃사업부장은 기존 조성락 대표와 함께 민팃의 각자 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민팃의 중심에는 조 대표가 있다고 하 대표는 강조했다.

'창업자가 주인이 돼 사업을 이끄는 구조를 넘지 않는다'라는 회사 방침을 이어가는 것이다.

하 대표는 "조 대표는 20년 이상 리사이클 사업에 몸담아 왔고 누구보다 시장에 대한 이해와 실행력이 뛰어나다. 본원적인 사업은 조 대표 중심으로 운영된다"며 "저는 민팃이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를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하도록 전략적 제휴, 투자 리소스 확보, 외부 협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민팃은 총 3300대가량 설치돼있다. 전국의 대형마트, 통신사 매장, 디지털프라자, 하이마트 등에서 볼 수 있다. 이 기기들로 회수하는 중고폰은 매달 6만 대에 달한다.

올해는 ATM 설치 대수를 4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 대표는 "민팃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믿을 수 있는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수익은 BEP(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리사이클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개선해야 할 점들도 물론 있다.

하 대표는 "무엇보다 서비스ㆍ기술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며 "민팃이 고객의 불편(Pain Point)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모델로 구현하기 위해 AIㆍDT(디지털 전환)기반의 기술 혁신 기술과 마인드를 지닌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계에 대한 신뢰도 향상도 주요 과제다.

기기에 의존해 핸드폰 거래 가격을 책정받는 만큼, 민팃ATM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쌓여야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

하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Vision AI'를 활용한 가격 산정 모델 고도화다. 하 대표는 "보호필름과 같은 부착물이나 먼지, 지문과 같은 오염물질을 더욱 확실히 구분하고 여러 폼팩터(기기 외형) 출현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학습과 모델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매입가 제시를 위한 AIㆍDT 기반의 가격 예측 모델링을 구축하는 것도 관건이다. 하 대표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매입가를 제시해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더 나아가 민팃은 시장에서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민팃ATM은 성능진단서 발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기능ㆍ액정ㆍ외관 상태를 진단한 결괏값과 가격을 표기한 문서다. 개인 간 거래를 할 때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인증서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 대표는 전했다.

또 그는 "비대면 거래 환경에서 고객들이 좀 더 쉽고 편리하게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UI(사용자 인터페이스)ㆍUX(사용자 경험)를 개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챗봇, 앱 등 연계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팃 광고모델인 배우 안재홍 씨가 민팃ATM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SK네트웍스)
▲민팃 광고모델인 배우 안재홍 씨가 민팃ATM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SK네트웍스)

"작년 사회적 가치 99억 원 실현…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

98억6220만 원. 지난해 말 기준 민팃이 실현한 사회적 가치다. 민팃 거래를 통해 재료비, 온실가스 비용, 환경오염 비용 등을 그만큼 줄였다는 의미다.

하 대표는 "한 대의 중고폰이 장롱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누군가가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당장 그 사람을 위해 새 휴대폰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며 "중고폰이 재유통되면서 새 휴대폰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절감할 수 있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으며 폐기에 따른 환경오염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제품의 ‘순환’에 따라 발생하는 환경적 가치를 측정하는 연구를 자문업체와 함께 진행했고, 그 결과 스마트폰 한 대를 재유통할 때 약 2만6000원의 환경적 가치가 발생한다고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민팃은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핸드폰 기부라는 사회적 선순환에도 이바지한다.

현재 민팃 이용 고객 100명 중 3~4명은 기부를 선택하고 있다.

하 대표는 "민팃 전체 이용 고객의 3.5%가 기부를 했다"며 "다만 지난해 SK텔레콤 매장에 민팃ATM을 설치한 뒤 신규 휴대폰 교체와 함께 기존에 사용하던 고가의 휴대폰을 거래하는 고객들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하 대표는 "일시적인 시혜성 사회공헌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그 효과가 지속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활동하고 있다"며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3년째 함께 하는 '민팃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민팃 프로젝트는 ICT 분야에 꿈이 있는 조손 가정 아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동들의 장래 희망에 맞춰 지원한다. 3D 프린터 전문가가 꿈인 아이에겐 컴퓨터와 3D프린터를, 컴퓨터 자격증을 따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학원 수강권을 지원하는 식이다.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 '빅이슈코리아'도 판매원들에게 매입한 중고 스마트폰 무상으로 제공하는 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 대표는 올해의 목표에 대한 물음에 "예전보다 민팃을 아는 사람이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민팃을 제대로 알고 이용하는 고객 수는 기대에 못 미친다"며 "올해는 민팃을 고객에게 더 많이 알리고 고객의 불만을 지속해서 해결해나가기 위한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 오프라인 ATM을 통한 고객 접점 확보는 어느 정도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ㆍ모바일을 통해 고객이 더 쉽고 편하게 민팃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해외 파트너들과 제휴를 통한 글로벌 진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중고 핸드폰 외의 다른 전자기기들도 제품군에 포함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사업 모델을 통한 환경ㆍ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여러 상품으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중고폰과 같이 고객이 처분하는 방법을 몰라서 집에 보관만 하는 모든 ICT 기기가 대상이다. 현재 태블릿PC, 노트북 진단솔루션을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팃은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우리가 하는 일이 사람들과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고마운 이름"이라며 "오랜 직장 생활을 해오면서 느껴보지 못한 두근거림, 뿌듯함, 확신이 민팃에는 있다. 민팃이 지속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면서 가치를 키워갈 수 있다고 믿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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