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경제] 대기업 64%, 상반기 채용 없거나 미정…청년 "그래도 대기업"

입력 2021-03-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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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한 명도 뽑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의 걱정이 커져만 가고 있다.

▲대기업 63.6%는 올해 상반기 중 한 명도 채용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 63.6%는 올해 상반기 중 한 명도 채용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 63.6%, 상반기 채용 없거나 미정…20% "규모 줄이겠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110개) 63.6%는 올해 상반기 중 한 명도 채용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이 아예 없는 기업과 채용 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각각 17.3%, 46.3%였다. 한경연은 지난해 3월 실시한 조사에서 이러한 응답 기업 비중이 각각 8.8%, 32.5%였던 것을 고려하면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악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들도 상황은 예전 같지 않다.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 비중은 절반(50.0%)에 불과했다. 특히,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20.0%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는 기업들은 가장 큰 이유로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부진(51.1%)'을 꼽았다. '고용 경직성(12.8%)', '필요직무 적합 인재 확보 곤란(10.6%)',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8.5%)' 등도 뒤를 이었다.

오히려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미래 인재 확보 차원(75.0%)', 'ESG(환경·사회·지배구조)·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 또는 새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8.3%)'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기업들은 수시 채용에는 큰 관심을 보였다. 신규 채용에서 수시 채용을 활용하겠다는 응답 기업은 76.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수시채용으로만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기업도 38.2%에 달했다. 반면 공개채용만 하겠다는 기업은 23.6%에 그쳤다.

최근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을 묻는 말에는 가장 많은 29.1%가 '수시채용 비중 증가(29.1%)'를 꼽았다. '경력직 채용 강화(20.3%)', '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19.1%)',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13.9%)'라는 답이 그 뒤를 이었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기업규제 완화'(35.2%)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4.0%), '신산업 성장 동력 육성 지원'(21.1%),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0.3%)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 이후의 통계를 보면 실제로 취업문이 좁아졌음을 파악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 이후의 통계를 보면 실제로 취업문이 좁아졌음을 파악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취업자 수,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작년 3월부터 꾸준히 감소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 이후의 통계를 보면 실제로 취업문이 좁아졌음을 파악할 수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취업자 수는 258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했다. 이는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127만6000명이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더욱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작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째 감소했다. 지난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19만5000명, 4월 47만6000명,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 8월 27만4000명, 9월 39만2000명, 10월 42만1000명, 11월 27만3000명, 12월 62만8000명의 취업자가 줄어들었다.

취업자 수 감소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났지만, 특히 2030 청년층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연령별 취업자 수는 20대가 25만5000명, 30대가 27만3000명, 40대가 21만 명, 50대가 17만 명, 60세 이상이 1만5000명 각각 감소했다.

코로나19발 고용 한파로 취업준비자 수와 구직단념자 수도 계속 증가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취업준비자는 80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7만7000명(10.6%)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도 77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3만3000명 증가했다.

▲대기업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음에도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 확연하게 드러나서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음에도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 확연하게 드러나서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기업 취업문 좁아도 선호하는 이유?…"안정적이고 임금도 2배 이상"

대기업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음에도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 확연하게 드러나서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더욱 쉽게 고용 불안에 내몰리다 보니 안정적인 대기업·공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진 것이다.

1월 22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지난해 일시 휴직자 75만 명 중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 휴직자는 36만 명(48.0%)으로, 전년(4만7000명) 대비 7.7배로 급증했다. 반면,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일시 휴직자가 8만6000명이고 이 중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 휴직자는 1만1000명으로 12.9%에 그쳤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도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9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 자료를 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세전소득은 전년 대비 14만 원(2.9%) 오른 515만 원이었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14만 원(6.1%) 증가한 245만 원으로 집계됐다. 대-중소기업 직원 월평균 소득 차이는 270만 원으로, 중소기업 직원의 월평균 소득이 대기업의 절반에 못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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