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집’에 대한 다른 생각

입력 2021-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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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코로나와 공존하는 시대에 ‘집’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집이 곧 영화관이고, 트레이닝센터이고, 파티장이고, 힐링의 공간이 되는 이른바 홈코노미 시대를 살고 있다. 팬데믹의 변화된 일상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수치가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세탁기와 건조기의 사용 횟수가 330% 증가했고, 오븐 사용 횟수는 95%, 냉장고문 열림 횟수는 100% 증가했다고 한다. 그만큼 세탁과 요리가 늘었다는 것도 흥미롭고,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달로 인해 사용 패턴이 통계로 잡힌다는 것도 흥미롭다.

가전 제품도 변화가 요구된다. 홈코노미 시대에는 ‘공간’, ‘위생’, ‘편리’의 개념이 중요시된다. 가전 제품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기술과 결합해 개인 맞춤을 극대화하는 추세로 진화할 것이다. 소비자가 가전 제품을 ‘사용하는’ 개념에서 이제는 소비자를 ‘이해하고 돕는’ 추세로 바뀐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가족 구성원들이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모두가 집이 좁다고 느낀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의 개성을 담을 수 있는 인테리어 가전이 각광받는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고,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을 론칭했다.

요리,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이 많아지다 보니 전에 없던 오븐, 식기세척기 등을 구매하게 되고, 건조기의 유용함을 느끼게 되며, 선 없는 청소기를 찾게 된다.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살균 기능을 선호하고, 가족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의류관리기 등도 필수다. 이러한 가전 제품의 구매 자금은 여행, 관람 등 경험적 소비를 줄인 돈으로 마련한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결합하면 세탁기가 소비자의 세탁 습관을 학습해 최적의 세탁 기능을 수행하고, 소비자가 자주 먹는 음식을 분석해 식재료 구매부터 조리까지 관리해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시간 남짓이며, 물리적으로 더 줄이기는 어렵다고 한다. 가전 제품은 가사노동의 육체적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인공지능은 인지노동을 덜어줄 것이다. 인공지능 환경에서는 고민하고 선택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집이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됐고, TV, 노트북, 모니터, 태블릿, 게임기 등 홈엔터테인먼트 단말기 수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PC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3억 대에 도달했다. 솔직히 원격교육과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에서 게임, 유튜브, 주식투자를 즐기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TV로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게 큰 낙이다.

가전의 미래는 로봇이다. 언택트 시대에 로봇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생활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다. 코로나 환경에서 방역을 위한 살균로봇과 코로나 블루를 달래 줄 반려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이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개인화 서비스의 정점이라고 말하고, LG전자는 인간과 감성적으로 교감하는 로봇 기술을 꿈꾼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의 로봇청소기가 주목을 받았는데, 인공지능 솔루션과 라이더(LiDAR), 3D 센서 등을 탑재하고, 딥러닝에 기반해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능력을 갖췄다. 청소기일 뿐인데 미리 보는 자율주행차인 셈이다.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고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는다고 해도 집에 대한 달라진 인식은 바뀌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간과하고 살았던 집에 대한 가치와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다. 집 꾸미기는 사치가 아니다.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출발이 집이고, 기술이 집을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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