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富의 효과’ 明暗]③“주식하는 사람만 국민인가요”…서민들 정책에서도 소외?

입력 2021-01-17 11:07 수정 2021-01-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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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주식 같은 자산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처 투자를 하지 못하거나, 투자할 여력이 안되는 소외계층의 불평등 문제가 나오고 있다. 정책적 지원도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에게 과하게 쏠려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에 투자하지 않은 이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이 커지는 이유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이 12일 기준 74조4559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에서 빌린 돈인 신용융자잔고는 20조 원을 넘어섰다. 모두 사상 최고치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돈이 주식시장에 다 몰리는 것 같은 분위기다.

정치권은 소위 ‘동학개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유관기관 수수료를 면제해 투자자들의 주식 매매수수료 부담을 줄였고, 정책형 펀드인 ‘뉴딜펀드’는 손실이 나도 최대 20%까지 정부가 부담을 지기로 했다. 예·적금을 미덕으로 저축해온 서민들에겐 다른 세상 이야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주식투자 불평등’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시장은 부동산에 비해서는 진입요건은 낮지만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식 투자자에게만 세금 혜택을 몰아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

박상훈 지속가능한 가정경제 연구소장은 “주식투자에 대한 인터넷영상이 많고, 실시간으로 주식 시황에 대한 기사가 넘친다해도 정보의 격차 즉 ‘정보의 비대칭’이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정보를 이해하고 투자하는 관심이 중요하지만 개인의 고용조건과 경제적 불황으로 인한 시간적 제한은 또 하나의 ‘디지털 금융소외’를 낳아 주식시장 등 자산가격의 상승에 대한 이익을 향유하지 못하는 불평등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모펀드, DLF사태 등 미숙한 금융감독으로 인한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금리시대를 극복하는 투자대안인 주식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인의 투자성향과 주식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운영 금융과 행복네트워크 의장 역시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노동의 대가인 임금은 그대로이고, 자본에 대한 이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무런 노력 없이 얻은 불로소득으로 부를 창출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장은 “이런 문제에 있어서 소외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면서 “통제할 수 없는 심한 격차가 예상되는 경우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세액공제가 가능한 저축상품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 세액공제 금융상품은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을 해야 하는 연금저축계좌가 전부다.

박 소장은 “서민들이 다양한 재무적인 목표와 기간에 맞게 저축을 하면서도 세액공제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면서 “세정(稅政)의 목표가 소득재분배와 함께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인센티브차원으로 한발 더 나아가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세액공제가 활발히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대로된 금융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잘못된 주식시장에 정보, 주변의 무용담 등으로 정보 소외계층이 잘못된 판단으로 오히려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를 창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낭패를 본다”면서 “제대로된 금융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은 현재의 자본을 지키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식투자 열풍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지원도 당부했다.

정 의장은 “독일은 재정정책에 관대하지 않지만 이번 코로나 시기에는 현재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막대한 비용을 투여한다고 알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재정을 확보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이라도 주식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여전히 “누구나 주식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꾸준히’, ‘멀리보는’ 투자의 가치도 역설했다. 30년 전 삼성전자에 100만 원만 투자했어도 지금 180억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존리 대표는 “주식은 멀리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 많이 올랐다고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연금펀드에 가입해서 조금씩 투자금을 늘려가고, 어디에 투자할지 모르겠으면 생애주기에 맞춰 설계된 TDF(타겟데이타펀드)와 같은 상품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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