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차 떼고 포 떼고…플랫폼 수수료 빼니 남는 게 없다

입력 2020-11-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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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자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이 발표한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 노동실태: 설문조사 분석 결과' 발췌)
(사진=윤자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이 발표한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 노동실태: 설문조사 분석 결과' 발췌)

웹툰‧웹소설‧일러스트 등 디지털 콘텐츠를 창작하는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은 26일 ‘디지털 콘텐츠 창작노동자 실태와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그 작품의 코인은 누가 가져갔을까?’를 진행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을 비롯해 장철민‧유정주‧권인숙‧류호정‧강은미 의원이 주관하고 고용노동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조사는 윤자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이 담당, 2020년 8월 3일부터 24일까지 약 3주간 진행됐다. 만 15세 이상 만 39세 이하 청년 디지털 콘텐츠 창작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이 이뤄졌으며, 총 471명 중 복수 응답 등을 제외한 285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다수의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들은 본인이 플랫폼에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매출 중 플랫폼 수수료 비중에 대한 질문에 ‘모름’이라는 응답이 23.5%에 달했다. 41~50%를 지출한다는 응답은 20.4%, 31~40%를 지출한다는 응답은 15.8%였다.

매출 중 에이전시 수수료 비중도 평균 3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분야 종사자들은 에이전시에 평균 40.8%를 지불, 웹소설(33.5%)과 일러스트(25.8%) 분야 종사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창작자들과 심층 면접을 진행한 최혜영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연구원은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유통하는 방식이 플랫폼에 의해 설정돼있다”라며 “작가들에게는 책임만이 전가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계약기간 및 관리 유지기간(82.7%), 수익 배분(81.6%), 2차적 저작물 재사용 및 이용 등에 대한 허락(67.7%) 등 연재처인 플랫폼‧에이전시에 필요한 조항들은 서면계약에 명시된 반면,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필요한 조항인 수정 횟수와 의무(18%), 계약 내용 변경(29.3%) 관련 사항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낮은 소득과 불공정한 계약 관행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건강 부담으로 이어졌다.

윤자호 연구원은 “오래 일하고 밤에 잘 못 자고, 낮은 단가와 결과물 질 유지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아프신 것이 설문을 통해 드러났다”라며 “디지털콘텐츠 창작노동자들은 한국 전체 노동자 평균에 비해 질병 경험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통‧눈의 피로를 겪고 있다는 응답은 82.5%, 어깨ㆍ목ㆍ팔 등 근육통은 76.8%, 허리 통증은 64.9%로 전반적인 질병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웹툰 창작자의 54.2%가 수면장애를, 48.4%가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근로환경조사의 자료 기준 전체 노동자의 38.6%가 수면장애를, 2.4%가 우울증을 겪는 것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치다.

토론회에서는 저작물을 유통하는 플랫폼과 에이전시에 책임과 역할이 부여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콘텐츠 창작자의 경우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아 작품 활동이 기업 간 거래로 여겨지지 않고 사적 계약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수익배분 불공정 사례나 과도한 노동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작한 ‘웹툰연재계약서 표준안’에서도 플랫폼과 에이전시 구분 없이 온라인 서비스업자로 통칭하고 있다. 플랫폼과 에이전시의 수익배분 고리를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윤정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불공정행위에 대한 정기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라며 “(현재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인데다가 정제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업계‧직종별로 불공정행위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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