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巨人) 이건희 회장의 모든 것] ⑥ 경영 교과서는 ‘현장’과 ‘호암의 가르침’

입력 2020-10-28 15:00 수정 2021-04-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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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현장서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 찾도록 끊임없이 질문

▲1980년 삼성본관에서 이병철 선대회장과 함께 웃고있는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1980년 삼성본관에서 이병철 선대회장과 함께 웃고있는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선친은 경영 일선에 항상 나를 동반하셨고, 많은 일을 내게 직접 해보라고 주문하셨다. 하지만 어떤 일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지는 않으셨다.”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中)

경영자로서 고(故) 이건희 회장의 판단력과 실천력은 어버지인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형성됐다. 회사는 물론 가정에서도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이병철 선대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스스로 문제에 대한 답을 알아낼 수 있도록 훈련, 또 훈련시켰다.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오르기 전, 이건희 회장의 경영 교과서는 현장과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이 회장에게 수시로 예상치 못한 질문을 이 회장에 던졌다고 한다. 이 회장이 정답을 맞출 수 있느냐를 떠나 스스로 반문하며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연습시켰다.

이 회장은 홍라희 여사와 결혼을 한 1967년 삼성 비서실 수습사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그는 삼성과 관련된 기사를 챙기거나 아버지를 수행하는 일만 도맡았다. 12년이 흐른 뒤, 이 회장은 첫째 형 이맹희, 둘째 형 이창희를 제치고 삼성 부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이후 이병철 선대 회장이 별세하기 전까지 이 회장은 사업 실패의 쓴맛을 보며 차츰 성장해 나갔다.

이 회장이 처음으로 손을 뻗친 사업은 대한석유공사(유공) 인수였다. 이병철 선대 회장의 특별 주문이 있었던 만큼 이 회장은 유공 인수 프로젝트를 성공하고 싶어했다. 당시 연간 매출액 1조5000억 원으로 최대기업으로 꼽혔던 유공의 인수전은 업계 최고 관심사였다. 삼성은 선경(현 SK)과 마지막까지 인수전 펼쳤으나 결국 유공은 선경으로 넘어갔다.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3D안경을 체험 중인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3D안경을 체험 중인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후 이 회장은 해외개발사업에도 도전하지만, 또다시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일각에서는 후계자에서 밀려났던 첫째 이맹희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이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휘호 ‘경청(傾聽)’, ‘목계(木鷄)’를 수백 번 되뇌며 자신을 다듬어 나갔다.

특히 싸움닭이 훈련 끝에 마치 나무로 만든 닭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위용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인 ‘목계’는 이 회장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와 함께 경영 현장에 나서면서 마치 풀 수 없는 퍼즐을 매일같이 대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되는 질문과 숙제 속에서 어느덧 경영 현장을 보고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도서 ‘청년 이건희’ 中)

이 회장은 아버지에게서 배운 수업을 이같이 표현했다고 한다. 이 회장이 스스로 문제 해법을 찾고, 결정할 수 있도록 유도했던 이병철 선대 회장의 교육방식이 세기의 경영인 ‘이건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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