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관계사 10여곳에 50억 이상 '뭉칫돈' 90여 차례 송금

입력 2020-10-28 06:00 수정 2020-10-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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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틸리언ㆍ엔드류종합건설 등 법인, 개인에 9900억 원 흘러가…펀드 돌려막기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이 증권사를 통해 유치한 투자금 1조5797억 원 중 1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관계사들에 '뭉칫돈'(50억 원 이상) 형태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금은 대부분 앞서 옵티머스가 설정한 각종 사모사채 펀드 상품 등의 원리금과 이자를 상환하는데 쓰였다. 이는 옵티머스 펀드가 전형적인 '돌려막기'인 폰지사기 형태로 운용됐다는 점이 더욱 또렷해지는 대목이다.

100억 원 이상 42% 차지…구체적 자금 흐름 파악

2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옵티머스가 2017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판매사를 통해 모집한 투자금의 42%인 6700억 원이 관계사 8곳과 개인 2명에게 한 번에 100억 원 이상씩 40여 차례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금액 대부분은 트러스트올과 이동열 대표(옵티머스 2대 주주) 등으로 흘러갔다. 이 자금은 대부디케이에이엠씨, 셉틸리언, 엔드류종합건설 등 관계사로 다시 이동했다.

관계사로 간 뭉칫돈 6700억 원 가운데 2000억 원은 펀드 원리금 상환에 쓰였고 이 대표(400억 원), 셉틸리언(590억 원), 엔드류종합건설(351억 원) 등에 흘러갔다. 이외에 윙디인버트, 유현권 스킨앤스킨 총괄고문의 아내 이모 씨, 이피디벨로프먼트, 서강디엔씨, 지코홀딩스 등에도 대규모 자금이 건너갔다.

셉틸리언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부인 윤모 씨와 사내이사 윤석호 씨 부인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회사다. 엔드류종합건설은 지난해 12월 '부띠크성지종합건설'로 사명을 바꾼 회사로 등기임원 중에 옵티머스 관계자는 없다.

특정 회사에 넘어가지 않고 수표로 출금된 뭉칫돈도 640억 원에 달한다. 옵티머스의 자금 보유 기간은 길어도 일주일을 넘기지 않았으며 증권사로부터 입금받은 당일 바로 집행된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올해 5월 A 전자, 안랩 등 복수의 기업과 100명이 넘는 개인투자자가 약 400억 원을 투자한 '옵티머스크리에이터전문트자형사모투자신탁 51~54호'는 입금 당일 약 300억 원이 수표로 출금했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것을 알고 사전에 대비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정황이다.

옵티머스, 다급했나…자금 통로 무시하고 직접 집행

이동한 자금 범위를 50억~100억 원으로 넓히면 50여 차례에 걸쳐 관계사 7곳과 개인 2명에게 총 3200억 원이 흘러갔다. 이 중 1200억 원은 펀드 원리금 상환 등에 쓰였다. 수표로 출금된 돈도 5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일부는 여러 기업으로 이동했다. 유현권 고문이 실소유한 회사인 엔피캐피탈과 대한시스템 등에 수차례에 걸쳐 총 100억 원이 넘는 돈이 입금됐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화성산업 대표인 박모 씨 개인 명의로 5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넘어갔다.

화성산업은 지난해 2월 옵티머스 자금으로 코스닥 상장사 해덕파워웨이를 무자본 인수합병(M&A)했다는 의혹을 받는 회사다.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할 당시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셉틸리언으로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화성산업에 셉틸리언 몫의 지분은 없어졌다.

50억 원 이상의 뭉칫돈이 이동한 옵티머스 펀드 자금흐름도를 종합하면 약 9900억 원 중 3000억 원은 펀드 돌려막기에 쓰였고 1100억 원 이상이 수표로 출금됐다. 나머지 5800억 원가량은 여러 기업과 개인 명의로 흩어졌다.

이 자금들은 지난해까지 대부분 펀드 자금세탁 통로인 트러스트올을 거쳤으나 올해부터는 옵티머스가 직접 집행해 원리금 상환 등에 썼다. 일부는 다른 옵티머스 펀드 상품에 자금을 집어넣는 등 거침없이 돌려막기를 했다. 옵티머스가 만든 펀드들의 설정 금액이 대부분 200억 원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특정 펀드의 투자금 전액을 통째로 사용하기도 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돌려막기'가 급해졌다는 뜻 아니겠냐"라며 "최소한의 형식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12차례에 걸쳐 옵티머스의 투자자산 1000억 원을 동결했으며, 피해 자금 추가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표는 시간은 걸려도 거의 다 추적이 된다"며 "금액이 적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겠지만 수십억 원 수준이라면 전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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