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5세 어린이도 77세 할머니도 “무료 독감백신 언제 기다려요…유료로 맞았죠”

입력 2020-10-07 15:11 수정 2020-10-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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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무료 백신 접종 재개되지만 유료 접종으로 몰려…재개 후 2주간 안전성 확인 후 무료접종 시작할 거란 병원도 있어

▲7일 오후 12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 독감백신접종을 맞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박미선기자 only@)
▲7일 오후 12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 독감백신접종을 맞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박미선기자 only@)

‘상온 노출’ 우려로 일시 중단됐던 정부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이 12일 재개될 예정이지만, 무료접종 대상자들도 유료 접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독감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안전성 문제로 무료 접종이 늦춰지면서 2주일 이상 시간이 지난데다 일교차가 큰 가을 날씨로 접어들면서 하루라도 빨리 독감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문제가 될 수 있는 독감백신 일부 물량의 수거를 결정했지만, 백신 안전성과 효능성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떨치기는 어려워 유료접종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월 말부터 독감백신 접종을 시작했다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내과는 ‘상온 노출’ 사고가 발생한 9월 중순부터 유료 접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7일 오전 10시 30분께 찾은 이 병원 간호사는 “9월 상온 노출 사고 이후부터 꾸준히 독감백신 문의가 오고 있고, 어제 무료접종을 재개한다는 발표가 나왔는데도 오늘 오전부터 무료접종 대상자들이 유료로 맞겠다고 방문하고 있다. 방금 전에도 65세 할머니가 유료로 접종하고 가셨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병원에 방문한 시간에는 5명의 환자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3명이 유료독감 백신을 맞으러 왔고, 머무는 10분 동안 5통의 백신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내과에 내원한 주부 임모(37) 씨는 5살 아들과 함께 독감백신을 맞았다. 그는 “아들은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지만 (상온노출 사고 이후) 불안하기도 하고, 하루가 다르게 찬 바람은 부는데 빨리 맞혀야겠다 싶어서 내가 맞으러 오는 김에 같이 접종했다”라고 말했다.

▲7일 오후 12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 독감백신접종을 맞기 위해 시민들이 윗층까지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박미선기자 only@)
▲7일 오후 12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 독감백신접종을 맞기 위해 시민들이 윗층까지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박미선기자 only@)

이날 낮 12시 30분께 방문한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는 독감백신을 맞으러 온 사람들이 입구부터 줄을 섰다.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접수증을 받으면 안에서 또다시 줄을 서야 하는데 줄은 지하 1층 접종 장소부터 지상 4층까지 30명 이상 이어졌다. 사람들은 줄을 서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까지 올라갔다.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는 덕에 4층에서 1층까지 오는 데 10분 정도 걸렸지만, 접종 희망자들이 끊임없이 방문해 4층까지 늘어선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무료접종 대상자인 교복을 입은 학생(13~18세)과 어르신(65세 이상)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77세 윤모 할머니는 무료접종대상자임에도 유료로 백신 접종을 맞으러 왔다고 했다. 함께 온 고등학교 2학년 손자 역시 무료접종 대상자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독감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돈을 내고 맞았다고 말했다. 윤 씨는 “어제 TV에서 12일부터 무료로 접종해준다고 하던데 벌써 2주나 기다렸는데 언제 또 기다리겠느냐”라며 “가족들이 (무료 백신 안전성도) 걱정된다고 해서 다 같이 맞으러 왔다”라고 말했다.

12일부터 무료접종이 재개되지만, 안전성과 효능성에 문제가 없는지 추이를 좀 지켜본 뒤 무료접종을 시작하겠다는 병원도 있었다. 영등포구의 한 내과 의사는 “무료백신 접종이 재개되는 12일보다 2주쯤 뒤에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문제가 없다는 게 확실해지면 그 때 하고 그 전까지는 유료분만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독감백신을 조사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일부 백신만 수거하기로 했다. 수거되는 물량은 총 47만2000도즈로, 공급된 물량 539만 도즈의 약 9% 규모다.

정부는 안정성 시험 결과 25℃에서 24시간 동안 품질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한 점을 근거로 나머지 백신 물량은 접종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유통 과정 중 기준온도를 초과한 일부 백신도 샘플링 검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백신의 품질에는 영향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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