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동맹' 닻 올렸다…4대 그룹 합종연횡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점"

입력 2020-09-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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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후방 생태계 구축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기술 협력도 지속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K-배터리 동맹’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시작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차례로 회동하면서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유한 지 4개월 만에 배터리 생태계 조성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히면서 K-배터리 동맹의 실질적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전기차 배터리 협력 강화를 논의한 회사 중 SK가 가장 먼저 열매를 맺었다. 현대·기아차와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배터리 공급 중심으로 이뤄졌던 협업 체계에서 벗어나 전기차 배터리 산업 생태계 조성 사업을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양측은 △리스·렌탈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모빌리티-배터리사 간 협력 체계를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선제적으로 나선 데는 미래 전기차 시대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전기차 생애 전 과정에서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배터리의 판매 방식부터 폐차 이후 배터리 재활용까지 전후방 밸류체인을 안착시켜야 전기차 시장의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사장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1차 배터리 공급사인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은 모빌리티-배터리사 협력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의 첫걸음을 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경쟁력 강화는 물론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우선 ‘니로 EV’에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팩을 수거해 검증하는 실증 협력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차량용으로 더는 사용하기 어려운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 차량 배터리로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와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이 같은 협업은 전기차의 시장 규모를 확대할 뿐 아니라 친환경성 증대, 회사의 수익성 향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와 한국자동차자원순환협회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차 폐배터리는 올해 1000개 수준이지만 2040년이 되면 누적 발생량이 약 245만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의 배터리 재활용은 친환경차인 전기차에서 나온 배터리가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키는 역설적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셈이다.

환경적인 이유 외에도 사용 연한이 다한 폐배터리라도 1kWh당 100달러 수준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폐배터리 재활용 시 전기차 배터리 생산 비용을 30~60%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양사가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하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중고 배터리 거래가 점진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관련 시장 규모는 2035년 30억 달러(약 3조 36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배터리 생태계 조성과 함께 배터리 3사와 함께 전기차 성능 강화라는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기차 시대의 개화와 함께 테슬라가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듯이 아직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인 전기차 시장에서는 내연기관차의 시장 지배력은 중요치 않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뛰어난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선제적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 대를 판매해 수소 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기아차는 지난해 2.1%였던 세계 전기차 점유율을 2025년에 6.6%까지 끌어 올릴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을 넘어 향후 전고체 전지, 리튬 황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K-배터리 동맹은 단순히 배터리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배터리를 넘어 각 그룹 관계사가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인프라와 역량을 결합하며 관련 산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삼성과는 다양한 전장 기술과 자동차용 반도체,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해 협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LG와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전자장비를, SK와는 5G(5세대 이동통신), 빅데이터, ICT(정보통신기술) 자율주행 분야에서 추가적인 협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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