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분양가상한제 피했지만…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

입력 2020-07-28 16:40 수정 2020-07-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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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분양가상한제 중 선택권 보장" vs. "조합장 해임하고 헐값 분양 막을 것"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라는 '큰 산'을 넘었다. 그러나 분양가를 놓고 내부 갈등이 여전해 분양사업이 본격 진행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만2032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경우 서울 내 주택 공급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어 향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 종료 하루 전 일반분양 공고 신청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7일 강동구청에 3.3㎡당 2979만 원의 분양가로 입주자모집공고(일반분양 공고) 신청을 완료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서 발급에 이어 입주자모집공고 신청까지 완료하면서, 일단 29일부터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분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둔촌주공 조합은 HUG측이 제안한 분양가로 선분양에 나서는 게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보다 유리한 분양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여건을 마련했을 뿐이란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16일 강동구청에 '택지비 감정평가'도 신청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예상 분양가 산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HUG측이 제시한 일반분양가와 분양가상한제에 근거한 일반분양가를 놓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신청들을 마무리한 것으로, 두 가지 분양가 중 유리한 분양가로 일반분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 측은 택지비 감정평가가 완료되면 곧바로 건축비 부분(분양가상한제 건축비는 표준건축비로 산정)을 포함한 분양가상한제에 근거한 분양가를 산정, 조합원들에게 알린 후 HUG 분양가와 비교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9월 5일 총회 열고 'HUG vs 상한제' 분양가 선정

오는 9월 5일 총회에서 조합원들이 HUG 분양가가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며 3.3㎡당 2978만 원의 분양가로 일반분양에 나서게 되며, 반대로 분양가상한제 분양가가 선택될 경우 HUG 분양가는 자동 폐기된다.

조합 측의 설명에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는 즉시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조합이 제시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 아래 분양가도 조합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조합은 이번 분양공고 승인 신청과 관련해서도 그저 신청을 한 것 뿐인데 승인을 받은 것처럼 조합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조합 집행부 해임총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 총회에서 집행부 해임이 가결된다면 전임 집행부가 신청한 입주자모집공고 신청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 이에 강동구청은 조합원 모임 측에 "해임총회까지 둔촌주공 관련 모든 행정행위를 보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철거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철거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비대위 "내달 조합 집행부 해임할 것"

현재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은 해임총회를 앞두고 해임 결의서를 모으고 있다. 이번주 초까지 우편접수율은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둔촌주공 조합원 6123명 가운데 조합원 모임 소속은 3900명 정도로 만약 이들이 해임총회를 강행한다면 해임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막상 조합원 모임이 요구하는 분양가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는 신축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한 것으로, 이같은 제도 도입 취지를 고려하면 분양가 심사위원들이 HUG가 제시한 분양가보다 비싼 일반분양가를 허용할 것 같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첫 적용 단지인데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 등을 고려하면 분양가 책정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할 가능성도 크다.

◇후분양 땐 시공사사업단과 조율 필요

또 후분양을 주장하는 목소리 역시 높으나 후분양을 추진한다고 해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후분양을 위해서 사업비 일부를 조합이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여기에 애초에 시공사업단(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과 선분양을 전제로 계약에 나섰던 만큼 조율도 필요하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하는 데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주변 시세 대비 수억원 저렴한 가격에 나올 가능성이 커 청약 대기자가 늘어나는 등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태다. 하지만 실제 분양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일러도 9월 이후에나 일반분양이 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서울 도심 주택 공급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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