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유증’ 베팅한 상장사…전망은 제각각

입력 2020-05-04 16:20 수정 2020-05-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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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었던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자금 수혈을 위해 주주 손을 빌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택한 기업도 늘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지분 희석 우려로 인해 직후 주가가 급락했다. 다만 증자 목적과 사업 전망에 따라 향후 전망은 갈리는 양상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월부터 이날까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결정한 기업(신규공시 기준)은 코스피ㆍ코스닥시장 모두 합쳐 총 28개사다. 증시가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던 1ㆍ2월 유상증자를 결정한 기업이 각각 10개, 12개사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최근 공격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중 6개 기업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나 주주우선공모 방식을 택했다. 포비스티앤씨, 진원생명과학, 에코마이스터, 명문제약, 에이프로젠제약, 에이디테크놀로지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재 유통 주식수를 상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대규모 자금 수혈을 결정했다. 목적은 시설 투자ㆍ타법인 인수ㆍ채무 상환 등 다양했다.

지난달 말 439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 포비스티앤씨는 7월 구주주 청약을 앞두고 있다. 유상증자 완료 시 발행되는 신주는 4330만 주로, 현재 유통주식 수(4326만 주)를 상회하는 큰 규모다. 회사 측은 발행 비용을 제외한 432억 원에 보유현금을 활용해 상장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프로젠제약도 바이오시밀러 생산 시설 확충 자금, 파이프라인 임상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3080억 원 규모 주주우선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증자 주식 수는 2200만 주로, 현재 유통주식 수(2417만 주)의 91%을 넘는다. 지난해 7월 860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지 1년이 채 안 돼서 또 다시 주주배정 증자 방식을 택했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급락세를 보였다. 증자 규모가 큰 만큼 주가 희석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비스티앤씨의 경우 증자 계획을 밝힌 다음 거래일인 4일 17% 가까이 떨어지며 1300원대로 내려앉았고, 에이프로젠제약도 지난달 20일 15%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진원생명과학(-21.19%), 명문제약(-12.90%) 등도 증자 사실을 밝힌 당일이나 다음 거래일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다만 증자 목적과 재무 상황에 따라 투자자 반응은 갈리고 있다. 새로운 사업 발굴 등 기업 성장과 자금 사용처가 연관돼 있다면 주가가 차츰 회복됐지만, 채무 상환이나 단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경우 증자 성공에 대한 우려가 잇따랐다.

일례로 에이프로젠제약의 경우 증자 계획을 밝힌 이후 계열사인 에이프로젠ㆍ에이프로젠 H&G와 3사 합병을 발표하면서 4거래일 연속 급등하는 등 주가가 발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회복했다. 증자를 통한 생산시설 투자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에이프로젠그룹의 향후 계획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증자 성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반면 지난달 14일 166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에코마이스터의 경우 증자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 과정에서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 경고가 나올 정도로 회사의 실적 및 재무 환경이 악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코마이스터의 부채비율은 2017년 115%에서 2년 새 4배 넘게 뛰어 478% 수준이고, 유동 비율 역시 67%에서 26%대로 낮아진 상태다. 회사는 조달 자금 대부분인 129억 원을 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다. 금융기관 차입과 제3회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가 올해 줄줄이 상환을 앞둔 영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유상증자를 할 때 자금 사용 목적에 따라 이후 주가 추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또 “시설, 설비투자 등 사업 확장을 위한 경우에는 증자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차입금 상환 등 재무개선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기업이 어렵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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