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엄마 김치 못 먹나요?"…배추값 폭등에 김포족 는다

입력 2019-11-04 16:12 수정 2019-11-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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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봉천동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김모 씨는 결혼 25년 만에 처음으로 김포(김장 포기)족을 선언했다. 배추, 무, 마늘 등 김장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예년보다 김장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그는 시중에 판매되는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것으로 올 김장을 대신할 생각이다.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사는 주부가 늘어날 전망이다.

배추 수확철을 앞두고 발생한 태풍으로 올가을 배춧값이 폭등하면서 김장을 하는 것보다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포기당 김장비용은 1만5000원 선으로 포장김치 대비 2000~3000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4인 가구 김장 비용(20포기 기준)을 30만 원 내외로 전망했다. 이는 배추와 무, 고춧가루, 깐마늘 등 김장에 들어가는 재료를 포함한 것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인상된 수준이다. 포기당 환산 가격은 1만5000원 선이다.

반면 시중에 판매되는 포장김치 가격은 이보다 저렴한 1포기당 1만2000~1만3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상 종가집의 ‘종가집 포기김치 7㎏’ 가격은 4만1800원이다. 통상 포장김치 10㎏에는 배추 5포기가 들어간다. 이를 감안하면 포장김치 40㎏(배추 20포기)의 가격은 23만8800원에 달한다. 1포기당 가격은 1만2000원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포기김치’도 1포기당 가격은 1만3000원 선이다.

정부는 김장비용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섣부른 관측을 피했다.

농림부는 “생육 초기 태풍 등의 피해를 받은 김장용 배추와 무의 가격 강세로 김장비용이 올랐다”며 “향후 작황의 회복 정도, 기상 여건 등에 따라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와 달리 통상 11월 김장에 나서는 주부들은 김장비용이 하락하기를 기다리기보다 포장김치로 월동준비를 일찌감치 마치려는 분위기다. 특히 3040과 달리 매년 김장을 고집해왔던 5060 주부들까지 포장김치 구매 의사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상 종가집이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주부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 설문조사한 결과 54.9%가 김장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50대 이상 김포족 76%가 ‘포장김치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61%)에 비해 15%p 증가한 수치다. ‘김장 스트레스’와 더불어 크게 치솟은 김장물가가 원인이다.

대상 종가집 관계자는 “과거 포장김치 구매를 꺼리던 50대 이상 주부들의 포장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으며, 고된 노동보단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식 전환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에서는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확산된 것도 포장김치 구매 의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장김치 가격은 재료비와 인건비, 포장 및 배송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라며 “김장의 경우 재료비 외에 김장에 투입되는 노동과 시간에 대한 비용이 제외된 만큼 사실상 포기당 2000~3000원보다 주부들이 체감하는 차이는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매년 포장김치 수요가 늘어나는데 올해는 배추가격 폭등으로 이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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