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수료 욕심이 ‘DLS 사태’ 키웠다

입력 2019-08-1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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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이익 확대’ 무리한 영업행태 탓…원금 절반이상 날릴 듯

“은행들이 재작년부터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을 많이 팔았어요. 예ㆍ적금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 안정적인 것처럼 보였거든요. VIP 영업이 쉬웠죠. 비이자이익(WM 부문)에도 도움이 되고요. 설마 하는 마음에 시장 동향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팔다가 결국 이 사달이 난 거예요.”

최근 논란이 된 ‘DLS 사태’를 본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말이다. ‘제2 키코’로 불리는 이번 사태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은행의 수수료 욕심이 화를 키웠다고 그는 지적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금리에 연계된 파생결합상품(DLF·DLS) 판매 잔액은 8224억 원이다. 이 가운데 7300억 원이 개인투자자의 돈이다. 금융당국은 원금의 절반가량이 손실구간에 있다고 판단했다. DLS는 금리나 기업의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다. 통상 손실구간은 기초 기준 가격의 40~50% 선으로 설정한다. 하지만 금리 연계 DLS는 ‘고수익ㆍ고위험’ 상품이다. 지수보다 금리의 변동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 은행들은 DLS 판매를 꺼렸다. 하지만 2016년부터 금융지주사들이 비이자이익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산관리(WM) 확대로 수수료를 벌려는 은행의 영업행태와 고금리를 좇는 VIP들의 니즈(요구)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는 실적에서 드러난다.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었다. DLS를 집중적으로 판 2분기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25.5% 급증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10.9% 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ㆍKB금융은 적극적 M&A로 비은행 비이자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우리ㆍKEB하나금융은 지주사 전환과 내부 통합 등 각각의 사정으로 인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논란에서 비켜난 기업ㆍ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WM 상품 심사에서 위험성을 인지하고 판매를 접었다. KB국민은행은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리버스’ 상품을 팔았다.

이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한 줄에도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두 은행이 무리하게 영업에 나선 것이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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