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잔한 실험실] 정말 과자는 내수용과 수출용이 다를까? "한국-캐나다, 새우깡‧양파링‧오징어집 비교"

입력 2018-11-29 08:00 수정 2018-11-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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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튀김은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게 가성비가 가장 좋을까? 어떤 에너지 드링크를 먹어야 같은 값에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을까? 일상 속에서 한 번쯤 궁금해했지만 너무 쪼잔해 보여서 실제로 실험해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다지 해보고 싶지 않은 비교들. [쪼잔한 실험실]은 바로 이런 의문을 직접 확인해 보는 코너다. cogito@etoday.co.kr로 많은 궁금증 제보 환영.

▲한 독자의 지원으로 농심의 국내용과 캐나다 수출용 과자 3종의 가성비를 분석했다. 캐나다는 프랑스어 인구가 많아 영어와 프랑스어가 상품에 병기돼 있는 게 눈에 띈다. (김정웅 기자 cogito@)
▲한 독자의 지원으로 농심의 국내용과 캐나다 수출용 과자 3종의 가성비를 분석했다. 캐나다는 프랑스어 인구가 많아 영어와 프랑스어가 상품에 병기돼 있는 게 눈에 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캐나다 위니펙이란 지역에서 과자가 몇 개 배송됐다. 한 독자가 [쪼잔한 실험실]에서 꼭 확인해 줬으면 하는 게 있다는 것. 28일 환율 기준 3034원어치의 과자인데, 이걸 협찬이라고 부르긴 좀 그렇고…이 코너에 들어온 첫 제보라고 해 두자. 분명히 밝히지만, [쪼잔한 실험실] ‘기업의 협찬’이 아닌 ‘독자의 제보’를 받고 있다.

제보자의 요청은 과연 한국 과자업체가 같은 과자를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차별하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사실 기자는 과자를 안 좋아한다. 30년 가까이 살면서 직접 돈 내고 사 먹은 과자가 채 5만 원어치도 안 될 것 같다. 누가 과자를 나눠주면 사양하거나, 정 사양하기 어려우면 갖고 있다가 옆에 다른 사람을 줘 버린다. 그래서 실은 과자가 얼마나 들었던 크게 관심 가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어떤 상품이 국내용과 수출용 간 상이하게 차이가 난다면, 이는 경제 정의(?) 차원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문제다. 물론 관세와 유통구조 문제, 국가 간 제도적 차이나 소비자 선호도 등 여러 고려 요소가 있겠지만, 솔직히 기자는 그런 거 자세히 모른다. 그냥 꼼꼼히 측정해 비교할 뿐이고, 그 차이가 허용할 수 있는 정도인지는 독자의 판단을 빌리려 한다.

분석은 농심의 과자 3종이 사용됐다. 이들 과자가 한국 과자의 대표성을 띠는 국민 과자이기도 하지만, 애당초 제보자가 보내준 과자가 농심의 새우깡, 양파링, 오징어집(오징어칩 아니다 '오징어집')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쪼잔한 실험실]은 제보자의 의도를 존중한다.

중량은 과자 봉투의 표기 함량이 아닌 실제 중량을 저울로 측정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실제 측정 결과, (놀랍게도) 표기 함량과 과자의 실제 무게가 1g 이상의 오차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또한 캐나다달러의 환율은 11월 27일을 기준으로 했으며, 질소의 함량은 봉투째로 잰 과자의 무게에서 순수 과자의 무게와의 차이를 기준으로 측정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새우깡, 양파링, 오징어집의 실제 중량. 아래는 이에 대응하는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과자의 실제 중량. 측정 결과 봉투 표기 중량과 1g도 차이가 나지 않아 알수 없는 허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사진 위 왼쪽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새우깡, 양파링, 오징어집의 실제 중량. 아래는 이에 대응하는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과자의 실제 중량. 측정 결과 봉투 표기 중량과 1g도 차이가 나지 않아 알수 없는 허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김정웅 기자 cogito@)

◇고찰1. 새우깡은 캐나다, 양파링과 오징어집은 한국이 가성비 높아

3종 과자의 평균을 따져 보니, 같은 가격이라면 캐나다에서 파는 한국 과자를 근소하게 더 많이 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신경 쓸 정도까지는 아니고, 캐나다에서는 한국보다 과자를 ‘약간 싸게 판다’라는 정도로 이해해 주면 될 것 같다.

세 과자의 국가별 평균은 한국이 100원당 6.02g, 캐나다가 100원당 6.17g이다. 한국은 이 세 과자가 평균 1433원에 판매됐고, 캐나다는 1011원에 판매됐다.

과자별로 살펴본다면, 새우깡의 경우 캐나다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성비가 높았고, 양파링과 오징어집은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비교 우위가 있었다. 사실 평균으로 볼 때 캐나다가 우세했던 것은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새우깡이 가성비가 유독 뛰어났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새우깡은 원화 환산 시 100원당 9g을 살 수 있었다. 한국 새우깡도 다른 과자에 비해서 가성비가 높은 100원당 7g을 기록하긴 했지만, 캐나다 새우깡의 우월한 가성비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양파링과 오징어집은 한국에서 구입하는 게 가성비가 더 뛰어났다. 한국의 양파링은 100원당 5.6g인 반면 캐나다의 양파링은 100원당 4.55g이 들어있었고, 오징어집은 한국이 100원당 5.47g, 캐나다가 4.95g이었다. 두 제품 모두 한국에서 구입하는 과자가 100원당 0.5~1g가량 더 많이 들어 있었다.

사실 더 많은 종류의 제품과 더 다양한 지역을 비교해야만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3종의 과자와 한국과 캐나다 지역만 놓고 본다면, 내수와 수출 제품 간의 차별은 없었던 셈이다.

◇고찰2. 하나만 실험하면 재미 없자나...내수 제품과 수출 제품은 질소양이 다를까?

“질소를 사면 과자를 덤으로 준다”라는 우스갯말이 있다. 그나마 농심이 다른 메이커에 비해 비교적 적은(?) 질소를 넣는다고 알려졌지만 말이다.

내수용과 수출용의 ‘질소’를 비교해 봤다. 과연 '과자 반, 질소 반'이라는 말이 한국 한정의 말일까? 아니면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는 정책일까?

관점에 따라 “과자를 덜 넣는 것만 아니라면, 질소를 많이 넣어 내용물의 파손을 막는 게 좋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질소는 과자의 양이 많아 보이게 하는 훌륭한(?) 착시 효과를 가져온다. 다들 한 번씩 경험해 봤지 않나. 큼지막한 과자 봉투를 뜯은 순간 바닥에 깔린 감자칩에 대한 쓰린 기억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질소를 과다하게 넣은 과자 제품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궁금증은 사실 여기에서 시작됐다. 과연 내수 제품에는 질소를 혜자롭게 펑펑 넣고, 수출품에는 질소를 딱 필요한 만큼만 넣을까?

뚜껑을 열어보자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파는 농심 과자보다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농심 과자의 질소 비중이 더 높았던 것. 정말이다.

봉투를 열기 전 제품의 무게를 잰 뒤, 과자만 꺼내 무게를 따로 달았다. 이 때 두 무게의 차를 질소의 양으로 추정했다. 질소는 기체이므로 원래는 부피인 리터(ℓ) 단위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측정상 편의를 위해 무게인 그램(g)으로 측정했다.

국내 판매된 농심 과자의 포장 속 질소의 무게는 △새우깡 7g △양파링 10g △오징어집 8g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구입 농심 과자는 △새우깡 7g △양파링 9g △오징어집 8g이었다. “뭐야? 캐나다 과자 질소가 더 적잖아!”라고 할 게 아니다. 가성비 비교처럼, 절대량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무게 대비 질소의 비율로 따져보자.

제품 총 질량에서 질소의 비율을 따져보면, 국내 판매 과자는 △새우깡 7.14% △양파링 10.64% △오징어집 8.89%였다. 캐나다 판매 제품은 △새우깡 8.43% △양파링 15.25% △양파링 12.9%로 각각 나타났다.

3개 제품의 평균을 내보자. 전체 무게 대비 질소의 무게 비는 한국 구입 과자 평균이 8.89%, 캐나다 구입 과자 평균이 12.2%였다.

두 국가에서 산 과자 간 전체 무게 당 질소의 양은 예상과는 달랐지만, 확실한 차이가 존재했다. 소비자에게 이득인지, 아니면 손해일지에 대한 판단은 읽는 이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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