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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가 바꾼 유통시장]장바구니 속 일본산이 사라진다

입력 2013-11-04 11:10

아프리카산 갈치·문어 식탁에…고등어는 비싼 노르웨이산으로

얼마 전 저녁 찬거리를 사러 집 앞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들른 주부 서모(27)씨는 수산물 코너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고등어 2마리 1000원이라는 가격표에 ‘이게 웬 횡재냐’며 얼른 집어 들었지만 ‘부산’이라는 원산지 표시를 보는 순간 장바구니에 선뜻 담지 못했다. 서씨는 결국 좀더 비싼 노르웨이산 고등어 한 마리를 선택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계속된 ‘방사능 공포’로 얼어붙은 수산물 소비 심리가 풀릴 기미가 없다. 더불어 인기를 끌던 일본산 어린이용 과자, 기저귀, 장난감 등에는 먼지만 쌓이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철저한 안전성 검사와 함께 각종 할인 이벤트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다.

이와 달리 거리가 먼 미국, 노르웨이 등에서 들여온 수산물의 소비가 늘고 있고, 한국인이 즐겨 찾던 참치 대신 연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가공식품의 경우 일본산 대신 국내산 제품들이 판매대에 전진 배치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가 불티나게 팔린다. ‘방사능 공포’가 한국의 유통 지도를 바꾸고 있다.

◇유통가를 휩쓴 해외 수산물=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수산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틈새를 파고든 해외 수산물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형마트의 1~9월 매출 구조를 보더라도 해외 수산물의 인기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에 따르면 연어 등 대서양에서 잡힌 수산물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고 1000%까지 상승했다. 세네갈산 갈치, 노르웨이산 연어·고등어, 모리타니산 문어, 미국·캐나다산 바닷가재가 대표적이다. 반면, 주요 어장이 일본과 가까운 명태의 경우 50~70%가량 매출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수산물 중에서도 일본과 인접한 태평양 쪽에서 잡힌 어종들은 방사능 우려 때문에 매출이 떨어진 반면 먼 바다의 어종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어, ‘국민 생선’으로 급부상= 방사능 공포로 인한 유통가의 가장 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연어’다.

백화점 식품 매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연어가 대형마트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노르웨이 수산물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수입되는 노르웨이산 연어는 2009년 6000톤에서 2012년 8310톤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원인은 방사능 오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먹이사슬의 상위 단계에 있는 참치 대신 연어를 소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연어의 서식지가 먼 바다이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근해산 수산물보다 안전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어 소비가 증가하자 국내 유통 시장에 직접 뛰어든 해외 기업도 있다. 지난달 초 세계 200여개국에 연어를 공급하는 노르웨이 기업인 마린하베스트는 인천 남동공단에 생(生) 연어 가공공장의 문을 열었다. 마린하베스트는 노르웨이 인근 바다에서 잡은 연어를 3~4일 만에 국내로 들여와 가공한 뒤 직접 대형마트 등에 납품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몰, 베스트셀러의 변화= 방사능 공포는 각종 온라인 쇼핑몰의 베스트셀러(화면 상단에 배치되는 인기·추천 품목)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유아용품 카테고리의 경우 애기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던 일본산 기저귀가 점점 사라지고, 한국과 미국 업체의 제품들이 상단에 노출되고 있다. 또 일본에서 만든 아이들의 식음료나 과자도 더 이상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새롭게 인기를 끄는 제품도 눈에 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는 30만원이 넘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가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유기농 식품에서부터 천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일본 방사능 영향에서 비교적 안전한 제품들도 연일 온라인 쇼핑몰의 메인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심지어 유기농 제품만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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