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의 왁자지껄] 동학개미운동과 가치 투자

입력 2020-04-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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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폭락장은 투자자들에게 ‘공포’에 가까웠다. 외국인과 기관 등 거대 투자 주체들은 투매에 가까운 매매 행태를 보였고 연일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발동을 지켜봐야 했다.

실제로 지난 달 국내 증시에서는 여러 가지 진기록이 쏟아졌다. 4거래일 연속 양대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됐고 하루 최대 낙폭과 최대 상승치를 갈아치웠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그 동안 시장 구성원의 70%를 차지하면서도 변방 취급을 받던 개미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국내 주식 10조8024억 원을 순매수했다. 한 달간 개인 순매수 금액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최초일 뿐만 아니라 역대 최대치다. 오죽하면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고무적인 것인 그동안 답보 상태를 보이던 증시에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이다. 지난 달에만 80만 개에 이르는 신규 증권 계좌가 개설됐는데 그 중 60~70%가 20~30대로 추정된다. 이같은 은 개미들의 집결로 국내 증시는 빠르게 폭락장을 벗어났다.

이번 개미들의 집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동안 외국인에 좌지우지 되던 증시를 개미들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기업으로 생산적인 자금이 흘러들어 간다면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거꾸로 움직일 때에도 대비해야 한다. 2년 전 '비트코인 열풍'을 생각해 보자. 일확천금을 꿈꾸다가 수많은 깡통계좌가 속출하고 말았다. 지금 상황은 전 세계 코로나19 타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경제를 비롯한 국내 증시에 대한 변동 폭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번에도 이미 반대매매로 상당수의 개미들이 눈물을 흘렸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의 방법은 변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룰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나 강방천 회장이 말하는 투자전략은 간단하다.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라’는 것이다. 단기 차익도 중요하지만 이왕 증시에 뛰어들었으니 우량 기업에 투자하고 수익도 거둘 수 있는 ‘가치투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정부 역시 개인 투자자들들을 장기투자자로 전환시켜 건전한 투자의 장이 열리도록 이번 기회에 나서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잠깐 나왔던 펀드 소득공제 재부활, 공제 대상 범위 확대, 증권거래세 인하 내지는 폐지를 논의해 보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동학농민운동이 갑오개혁과 청일전쟁의 시발점이 됐고 후일 3.1운동까지 영향을 미친 것처럼, 이번 동학개미운동이 훗날 국내 증시 발전의 이정표로 평가 받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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