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행업계, 건국이래 최악"…밤잠 설치는 직원들 곡소리

입력 2020-03-11 17:25 수정 2020-03-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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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안 걸려도 월급 못받아 죽을판", "직장 잃을까봐 두려워", "선진국처럼 몇 군데 사라질 듯"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한마디로 쑥대밭이고 아비규환이다.” “몇몇 항공사들은 법정관리 불가피할 것 같고, 1등 빼고 다 무너질지도 모른다.” “실업자 될까 밤 잠 설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ㆍ여행업계 직원들이 실업공포에 휩싸여 있다. 당장은 ‘휴직’이라고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복귀’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항공사의 노선 중 80~90%가 운항이 중단되면서, 직원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들이 휴직 상태로 들어간 상태다.

항공권 판매 등을 통한 수익은 제로에 가까운 반면 공항 사용료, 주기료 등 고정비용이 끊임없이 지출되고 있어 우선 인건비라도 줄일 수 밖에 없어서다.

A 항공사 지상직 직원은 “이번 위기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때와 달리 더욱 힘든 것 같다”면서 “‘항공업계의 외환위기’라는 말이 역대 최악의 상황을 표현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하소연했다.

인턴 사원들은 아예 회사를 나가야할 판이다. B 항공사 인턴 직원은 “인턴들은 정직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근무했지만 일반 직원들의 복귀 여부도 불투명해져 걱정이 태산”이라며 “이미 퇴사한 인턴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C 항공사 직원은 “우리 국적사들이 선진국 항공사들의 전철을 밟는 것 같다”면서 “상반기 내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몇몇 기업은 법정 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비용항공사(LCC)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각하다. 한 대형항공사(FSC)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현금장사다보니, 바로바로 자금 순환이 되지 않으면 비행기를 못띄우는데, 띄우지 못해도 돈이 들어가는 시스템”이라면서 “그나마 FSC는 자금 여력이 있어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자금 여력이 없는 LCC는 더욱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무너진 LCC 사례가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의 LCC 플라이비는 성명을 통해 “모든 항공편이 이륙하지 못했고 티켓 거래는 즉시 중단한다”며 파산을 알렸다. 이 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파산한 첫 항공사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최대 1130억달러(약 134조 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1200여곳에 달하는 회사들이 휴업 신고를 한 여행업계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소규모 여행사들 중에는 이미 도산한 곳들도 많다.

하나투어 직원은 “솔직히 올해(장사)는 이미 끝난거 같다”면서 “주변에서 해외여행을 가는 지인을 봤다는 사람은 최근들어 한 명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진관광 B씨는 “여행업 25년 경력 중 최대 위기”라면서 “하루가 달리 악화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도저히 점칠 수 없다는 점이 더욱 무섭다”라고 하소연했다. 호텔 관계자 C씨는 “매일 생계의 목을 죄여오는 기분이 든다”면서 “여행사, 항공사가 무너지니 개인 투숙자들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은 코로나19 타격을 추후 벌충할 가능성이 있지만 서비스업은 그게 불가능하다”며 “정부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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