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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물]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산재, 국가경제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입력 2020-02-21 05:00

올해 산재 사망자 725명 이하 감축 목표…건설 ‘추락’·제조 ‘끼임사고’에 패트롤 집중

▲박두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산재 사망자 수를 전년(855명)보다 130명 이상 감소한 725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박두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산재 사망자 수를 전년(855명)보다 130명 이상 감소한 725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지난해 855명까지 감소한 산업재해(이하 산재) 사망자를 올해 725명 이하로 낮춰 정부가 2022년까지 목표로 잡은 ‘산재 사망자 절반 줄이기’ 달성에 앞장서겠다.”

박두용(57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20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산재 사망자 감축 목표에 대해 이 같은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안전보건공단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으로 사업장의 산재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진단 및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을 진두지휘하는 박 이사장의 당찬 포부에는 나름의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저치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보건공단의 구슬땀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 수는 855명으로 전년보다 11.8%(116명)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율은 사고사망자 통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사망자 수는 첫 800명대 진입이다. 산재 사망자 수는 1000명 밑으로 떨어진 2014년(992명)부터 2018년(971명)까지 매년 900명대를 유지해왔다. 또 근로자 1만 명 당 사고사망자를 의미하는 사고사망 만인율도 2018년 0.51에서 지난해 0.45~0.46으로 내려가 첫 0.4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해 산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안전보건공단이 패트롤(순찰) 점검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이 주효했다. 패트롤 점검은 △보호구 미착용 등 미비 사항 즉시 시정 △계도기간 내 개선 요구 △1·2차 현장점검 △불량사업장 고용부 감독 요청 등으로 이뤄진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건설업과 추락을 패트롤의 주요 타겟으로 삼았다. 사망사고의 절반이 건설업에서 발생하고, 그 절반이 추락사고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안전보건공단 지역본부와 지사에서 자기 관할의 모든 건설현장의 추락사고 위험을 점검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건설·제조현장 등 전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패트롤 전용 차량 27대를 일선 기관에 보급했으며 공단 대부분 인력(1155명)을 패트롤에 투입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3만9178개 현장에 대해 총 4만7799회 점검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사업장에 사전예고 없이 불시점검에 나선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박 이사장은 전했다. 불시점검을 통해 대부분 사업장에서 추락 위험요인이 발견됐고, 이에 대해 개선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그 결과 산재 사망자 감소는 물론 반드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사업장의 분위기 조성과 작업자의 의식 개선도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안전보건공단은 2018년부터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사업장별 예방전략 등을 수립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월 안전보건공단은 산재 예방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전면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안전보건공단이 설립된 이후 30년 만에 이뤄진 전면 조직 개편으로, 박 이사장의 산재 사망자 감축을 위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산재 사망자 수가 700명 초반대로 내려갈 수 있도록 지난해 긴급대책으로 일회성으로 추진됐던 패트롤 사업을 정식 사업화해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박 이사장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패트롤 사업을 상시화해서 전년보다 산재 사망자 수를 130명 이상 줄여 725명 이하로 낮추고, 사고사망 만인율도 작년 0.4 수준보다 더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패트롤 대상을 건설업은 물론 제조업까지 확대해 6만 개로 설정했으며 건설업(3만 개)의 경우 추락사고, 제조업(3만 개)은 끼임 사고에 대해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만약 점검을 거부하거나 개선 조치를 안 하면 고용부 감독과 연계해 현장개선을 이끌 계획이다. 추락재해예방이 취약한 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안전시설 보조금(총 554억 원)을 지원한다.

올해 중점 사고예방 업종으로 선정된 제조업의 경우에는 전체 사업장 중 30%를 위험 사업장으로 선정하고, 이 중 각각 30%(끼임 위험사업장 선정), 30%(패트롤 수행), 3%(불량사업장 고용부 감독 통보)로 사업장을 나눠 점검하는 ‘30-30-3’ 전략도 추진한다.

박 이사장은 “공단의 적극적인 패트롤 사업 추진과 함께 지난달 16일부터 시행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일명 김용균법)이 사업장에 잘 정착된다면 2022년까지 산재 사망 절반 감소(2017년 965명→2022년 505명 이하)라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수은·납·카드뮴 등 유해·위험물질 작업의 사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해 하청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도급인에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을 부여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데에는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 발단됐다.

박 이사장은 산재 예방은 근로자의 귀중한 생명을 지키는 것에 더 나아가 산업 및 국민경제의 손실을 막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무려 25조1000억 원에 이르고, 산재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는 5275만 일로 노사 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 55만 일의 9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수치를 볼 때 이제 산재 문제는 산업경쟁력이나 국가 경제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하며 특히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는 ‘있는 노동력’을 보호하는 문제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사업장 확산 방지를 위한 공단의 대응 조치도 소개했다.

그는 “이달 초 코로나19 예방에 취약한 소규모 건설현장을 비롯한 전국 산업현장에 마스크 72만 개를 전달했으며, 앞으로 범정부 대응 차원에서 중국 진출 국내기업 등에 마스크 80만 개를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박 이사장은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로 서울대 환경보건학 석사와 미국 미시간대학교 환경산업보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성대학교 안전보건대학원장, 한국산업보건학회장, 한국안전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5년에는 국제산업위생학회장(IOHA)에 선출돼 세계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또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으로 재직했으며 2017년 12월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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