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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故 조양호 회장이 지금 삼 남매를 내려다 본다면

입력 2020-02-04 11:00

한진家 남매의 난…'피보다 진한 돈과 권력'

▲박성호 산업부국장
▲박성호 산업부국장
2019년 4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침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이미 2018년부터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던 듯하다. 2018년 7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신문)에서 “삶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조 회장은 영장실질심사 당시 폐섬유증 관련 진단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폐섬유증이 엄습하면 폐 조직이 굳으면서 산소 교환이 이뤄지지 않아 호흡 장애가 온다.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마른기침이 난다. 쑤시는 근육과 뼈마디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활동도 힘겨워진다. 폐섬유증의 기대 수명은 발견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3~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아직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조 회장은 희망의 불꽃을 되살리기에 늦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삶의 정리’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예정된 죽음을 앞둔 모든 인간이 그렇듯 깊은 번민에 파묻혔을 것이다. 그에게 다가온 가장 큰 상실의 두려움은 여느 가장이 그렇듯 ‘남은 가족’이 아니었을까.

장녀(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둘째 딸(조현민 현 한진칼 전무)은 ‘물벼락 갑질’로 논란을 일으켜 사회적 공분을 샀다. 부인(이명희 현 정석기업 고문)도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과 욕설 녹취록 공개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었다.

조 회장이 눈을 감기 전 이어진 식솔들의 일탈 행위는 한진그룹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인과 자식들에게 ‘화합’을 당부했다.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그룹을) 이끌어나가라.”

역설적으로 그는 남은 가족이 힘을 모아 조화롭게 그룹을 경영해 나가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이런 당부의 유언을 남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식들이 이 유언을 산산조각내기까지는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장녀는 동생인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경영방식에 불만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부친이 투병 중에도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웠던 사모펀드 KCGI와 손을 잡았다.

화해했다고는 하지만 장남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어머니인 이 고문을 찾아가 언쟁을 벌이다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화병이 깨지고 이 고문이 경미한 상처를 입기까지 했다. 현장에는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가 집안 다툼이 현실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한진그룹이 돈독 오른 사모펀드에 넘어갈지 국민은 우려하고 있을까? 아니다. 조원태 회장이든, 조현아 회장이든, 월급쟁이 회장이든 아무 상관 없다. 주인이 누가 되든 본인들이 대한항공 등을 조금이라도 싸고 안전하게, 그리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한진그룹 해체를 국민들은 안타까워할까? 일반 국민은 노래 제목처럼 1도 관심없다.

그럼 한진가의 진흙탕 싸움을 통해 남는 것은 무엇일지 삼 남매는 고민해 봐야 한다.

흔히 언급되는 반재벌 또는 반기업 정서의 확산이 될 수 있다. 재계 전체에 민폐를 끼치는 셈이니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항공업의 위기 심화도 하나의 부작용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현대산업개발에 넘어간 사실을 포함해 항공업 전체가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남매의 난’이 결코 실적에 도움 될 일은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가족’이라는 근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삼 남매는 무덤에서 아버지가 흘리고 있을 눈물을 떠올려 보았는가 묻고 싶다. 고모와 아빠가, 외삼촌과 엄마가, 할머니와 아빠가 벌이는 이 다툼이 자녀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한 번쯤 숙고해봐야 한다.

부친이 눈을 감은지 1년도 안 되는 3월 주주총회에서 ‘한진가에서 피보다 진한 건 역시 돈과 권력’이라는 세간의 비웃음이 나와서는 안된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물려주고 보여줘야 하는 것은 '경영권'이 아니라 가족의 숭고한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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