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상선, 부활 뱃고동 울릴 준비 끝났다

입력 2020-01-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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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 가입 승인을 받으며 본격 글로벌 항해에 나선다.

대형 컨테이너선 도입과 환경규제에 발맞춘 스크러버(배기가스 정화장치) 설치 역시 5년 만의 흑자 전환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동안 한국 해운업은 침몰 위기에 놓였었다. 글로벌 업계 7위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했고 업계 8위까지 올랐던 현대상선마저 금융위기와 경영난을 겪으며 내리막을 걸었다.

여기에 머스크, MSC 등 대형 해운사들이 일찌감치 선박 대형화에 나서며 현대상선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현대상선은 위기 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걸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이다.

규모의 경제가 해운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 선박이 부족한 현대상선은 가격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올 4월부터 2만4000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대형 선박을 차례로 들여오며 경쟁사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를 갖추게 됐다.

이를 띄울 선로 확보에도 성공했다.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서 노선 수와 투입 가능 선박이 늘어났다. 무엇보다도, 전략적 협력관계에 그쳤던 이전 동맹보다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해 글로벌 업황 변화와 주도적 시장 대응이 더 수월해질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대상선은 환경규제 시행에 따라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저유황유 사용보다 스크러버 설치가 경제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일찌감치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설치하기도 했다.

대외적인 준비는 모두 마쳤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진해운이 해운 호황기 시절에 경영진의 오판으로 무리한 신조 발주를 하고, 용선료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에 이른 만큼 현대상선 또한 경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진해운을 반면교사 삼아 해운 전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해운 미래 전망에 대한 대비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대상선의 부활은 곧 한국 해운업의 부활이다. 현대상선은 부활 의지를 보여주듯 구조조정 이후 꾸준히 적자 폭을 줄여왔다. 물론 앞으로 미ㆍ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 파고가 높겠지만 그동안 준비해왔던 대로 착실히 대응하면 된다. 현대상선의 항해가 흑자를 넘어 한국 해운의 재건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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