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더블폰용 ‘접는 유리’ 업체 인수…배경은?

입력 2019-12-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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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G 전문기업 도우인시스 최대주주 올라

▲삼성전자의 ‘클램쉘’ 폴더블 폰 추정 사진.  (출처=웨이보)
▲삼성전자의 ‘클램쉘’ 폴더블 폰 추정 사진. (출처=웨이보)

삼성이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용 초박막 강화유리(Ultra Thin Glass·UTG) 공급업체 ‘도우인시스’를 사실상 인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회사에 지분을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16.03%에서 27.7%로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연관기사 삼성, UTG 업체 도우인시스 인수…2대 주주서 1대주주로)

그동안 삼성이 도우인시스와 함께 UTG를 개발해 왔던 것은 이미 시장에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삼성벤처투자(SVIC)의 제3자배정방식 지분투자가 첫 단추였다. SVIC40호ㆍ20호ㆍ30호 신기술투자조합 등을 통해 120억 원이 투자됐다. 이번에 추가 지분투자를 위한 135억 원 투자에 이어 23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매입하게 되면 총 485억 원이 투자되는 셈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도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폴드’ 공개 행사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다양한 폼팩터 변화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CPI) 방식으로 계속 갈지, UTG 방식을 할지, 혹은 제3이나 4의 방식을 할 것인지 동시에 다 선행 개발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폴더블에서 디스플레이 구현이 어렵다”며 직접 UTG 개발 투자를 주문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삼성은 갤럭시 폴드의 업그레이드 첫 작품으로 내년 초 UTG를 적용한 ‘클램쉘’(clamshellㆍ조개껍데기) 디자인의 폴더블 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2월 2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2월 2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업계는 삼성이 도우인시스와 합작법인을 세우거나 복수의 UTG 공급업체를 두는 형태로 폴더블폰 소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이번 인수 소식은 예상 밖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우인시스는 임직원수가 20명 남짓일 정도로 작은 회사다. 지난해 기준 이 회사의 자본총계는 117억8400만 원이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1억3900만 원, 5억6100만 원 수준으로 크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처음 삼성이 도우인시스로부터 UTG를 공급받는다고 했을 때도 업계는 의아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삼성은 차세대 폴더블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를 위해 도우인시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 실적이나 사업적 성과를 위해 당장 도우인시스를 인수했다기 보다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헤쳐나갈 폼팩터(form factor) 변화의 중심에 있는 폴더블폰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UTG 기술은 핵심 부품 기술로 꼽힌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분투자 확대는 맞다”면서 인수·합병(M&A)나 경영권 인수는 아니고 연구·개발(R&D) 목적으로 1차 지분 투자한 것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공개한 갤럭시 폴드에는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CPI)이 적용됐다.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를 접어야 하는데 유리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폴더블폰용 강화유리인 UTG 개발로 이야기는 달라졌다. 플라스틱은 스크래치와 같은 소재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유리는 플라스틱의 단점은 극복하면서도 디자인 측면에서의 고급스러움을 나타낸다.

이런 이유로 차세대 폴더블폰 스마트폰 시장은 강화유리 디스플레이가 대대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속도로 커지는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삼성의 전략이 도우인시스의 지분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폰 시장이 올해 40만 대를 시작으로 내년 320만 대, 2021년 108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완전한 UTG 기술 확보를 통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사로 시장을 넓혀 나갈 원동력을 구축할 수 있다.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CPI 디스플레이와 UTG 디스플레이 모두 공급이 가능하다.

현재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정도다. 애플, 샤오미 등 차세대 폴더블폰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완성도가 높은 삼성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으로 시작된 폼팩터 변화를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적 역량이 커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노트북을 출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은 현재 가동률이 낮은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공급과잉을 해소해줄 수 있는 구원투수”라며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 노트북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로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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