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사록] ① 10월 매파적 인하! 고승범·윤면식 "통화정책대응 한계"

입력 2019-11-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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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원 1.50%도 “충분히 완화적”..조동철 한 템포 쉬나 “일단 하향조정”

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매파(통화긴축파)적 인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리인하에 손을 든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 구조적요인이나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통화정책 대응의 한계를 언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일형 금통위원과 함께 금리인하에 명백히 반대한 임지원 위원도 금리인하 직전인 1.50% 수준을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비둘기파(통화완화파)의 대표주자인 조동철 위원도 한 템포 쉬어갈 뜻을 내비쳤다. 1.25%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일단 하향 조정”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10월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매파적 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손을 들었지만 통화정책의 한계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10월16일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금통위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10월 기준금리 인하가 사실상 매파적 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손을 들었지만 통화정책의 한계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10월16일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금통위 모습. (연합뉴스)
5일 한은이 공개한 10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중립성향인 고승범 추정 위원을 비롯해 매파로 분류되는 윤면식 부총재 추정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하면서도 구조적 요인과 금융안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고승범 추정 위원은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고용시장 악화 등은 단기적인 경기순환 요인보다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에 더 크게 기인한다”며 “통화정책을 통해 이를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잠재성장률 수준을 제고하고 중립실질금리 수준도 높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면식 추정 위원도 “경기조절수단인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인 구조개혁 노력이 병행돼야한다. 특히 재정정책은 단기적 경기부양뿐 아니라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성장잠재력 확충과 생산성 제고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7월 기준금리 인하 후 향후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커뮤니케이션과도 부합한다”면서도 “완화적 금융상황에서 비롯되는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유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례로 고수익, 고위험 투자선향의 사모펀드나 대체투자가 꾸준히 증가한 점, 최근 일부 펀드의 손실확정 및 환매중단 사태 등을 꼽았다. 최근 불거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도 사실상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평가한 셈이다.

인하에 반대해 의외의 복병으로 꼽혔던 임지원 위원도 매파적 색채를 감추지 않았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우선 “전반적인 금융상황을 감안해볼 때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1.50%)에서의 통화정책도 충분히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7월 전망시 우려했던 성장과 물가에 대한 하방 리스크의 실현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7월 인하 결정에서 이미 어느 정도 고려됐던 요인인데다 8월 금통위 이후 하방리스크가 추가적으로 확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긍정적 신호도 있다고 봤다. 임 추정 위원은 “서비스업 생산이 두달 연속 증가하면서 상반기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였고, 소비심리의 하락세도 안정화되고 있다”며 “제조업의 경우 생산자출하가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재고부담이 완화됐고, 설비투자지표도 계절성을 통제하면 완만하나마 반등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향후 경기와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전통적 매파이자 금리인하에 반대했던 이일형 추정 위원은 거시경제정책 조합 논리를 그대로 이어갔다. 그는 “거시경제정책의 수위와 조합을 고려할 때 약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 체질에 의해 쉽게 유발될 수 있는 정책 부작용, 이에 따른 중기적 성장과 물가경로, 그리고 수요부진이 경기적 요인보다는 구조적인 성장세 악화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인하 소수의견을 낸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여전히 저성장과 저물가 논리를 폈다. 다만 조동철 추정 위원은 7월 첫 인하 때보다는 비둘기적 색채가 다소 희석된 모습이었다.

7월 금리인하 당시 “0.25%포인트 인하만으로 경기를 가시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던 그는 10월 인하시 “일단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해 민간의 수요둔화 및 물가상승률 하락압력을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통화·재정 등 단기적 거시경제정책뿐 아니라 민간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1.25%의 명목 기준금리는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기조적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금리 기준으로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향후 추이에 따라 추가 인하를 주장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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