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트립-토박이 추천 명소①] 곰섬부터 어린왕자 행성까지 '나만 알고 싶은 그곳'

입력 2019-11-01 06:00 수정 2019-11-0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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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11월 추천 가볼 만한 곳

▲마을 어르신과 갯벌게 잡기에 나선 아이.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마을 어르신과 갯벌게 잡기에 나선 아이.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아직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곳은 아니지만, 지역민들로부터 많이 사랑받고 있는 곳들이 있다. 장차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곳들이다. 현재와 과거를 잇는 시간여행부터 힐링과 휴식, 인생사진 명소까지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그곳으로 떠나보자.

▲웅도의 선착장 풍경.
▲웅도의 선착장 풍경.

◇바다 위를 걷다 = 번잡한 육지에서 발을 떼고 드넓은 바다 너머로 향하는 길, 떠나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설렘이고 희열이다. 험한 뱃길 대신 신비의 바닷길 건너라면 더욱 반갑다. 수도권에서 넉넉잡아 두 시간 남짓. 부담스러운 거리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그리 가깝지도 않은 곳에 서산 웅도가 있다.

웅도는 곰을 닮은 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곰이 웅크리고 앉은 모양이라는데, 지도로 찾아보니 강아지 꼬리처럼 조도를 달고 있어 꽤 앙증맞다. 그런데 웅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독특한 표현이 보인다. ‘웅도 바다 갈라짐’. 그 유명한 진도와 무창포처럼 이곳 웅도 역시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린다.

▲웅도의 황금빛 논.
▲웅도의 황금빛 논.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바닷길 시간 때문에 가기 전에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서 ‘바다 갈라짐 체험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바닷길 너머 섬이지만 웅도와 육지의 거리는 불과 700m. 수심이 얕은 편이라 만조 때도 징검다리를 놓아 건넜다고 한다. 지금은 다리가 연결돼 바닷물에 잠겼다 떠오르기를 반복한다.

▲낙지잡이에 신이 난 아이.
▲낙지잡이에 신이 난 아이.

바닷길이 열리면 웅도 주변으로 거대한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해에서도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는 가로림만이다. 풍요로운 가로림만에 둘러싸인 웅도는 예부터 바지락과 굴, 낙지가 마를 날이 없었다. 금세 자루를 가득 채운 바지락을 마을까지 옮기느라 소달구지가 늘어선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서해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는 가로림만.
▲서해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는 가로림만.

웅도 여행의 중심지는 웅도어촌체험마을이다. 전국 1위 어업 공동체답게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웅도의 특산물인 바지락 캐기를 비롯해 낙지잡이와 망둑어 낚시, 족대 체험이 가능하다. 가족 단위 여행객도 전화로 예약하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발을 떼기 조심스러울 만큼 굴과 고둥이 지천이다. 돌을 들 때마다 후다닥 달아나는 게도 신기하다. 트럭에서 삽을 가져온 이장님이 갯벌 구석구석 매의 눈으로 살핀다. 이내 낙지 구멍을 발견한 듯, 부지런히 삽질한 끝에 제법 실한 낙지 한 마리를 손에 넣는다. 예전에는 한나절이면 낙지 수십 마리를 잡아 올릴 만큼 갯벌이 넉넉했지만, 간척사업 영향으로 지금은 한 마리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고.

▲동네 강아지도 마중 나온 깡통열차.
▲동네 강아지도 마중 나온 깡통열차.

깡통열차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자.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드럼통을 사륜 바이크에 기차처럼 줄줄이 연결했는데, 색다른 체험이다. 운전하는 어르신이 해설사 역할도 겸한다. 주민 사랑방인 마을회관과 1952년에 세운 웅도분교, 400년 넘게 제자리를 지키는 소나무까지 마을의 소박한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공간이 깡통열차 곁으로 지난다. 여유가 있으면 웅도어촌체험마을 사무실 옆으로 난 데크를 따라 천천히 걸어도 좋다.

▲데크로 이어진 웅도의 해안산책로.
▲데크로 이어진 웅도의 해안산책로.

▲대로리에서 바라본 웅도.
▲대로리에서 바라본 웅도.

웅도는 밖에서 바라봐도 아름답다. 웅도를 마주보는 대로리에는 카페와 캠핑장이 자리해 느긋하게 전망을 즐기거나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기 좋다. 해 질 무렵에는 웅도를 배경으로 붉게 여문 가을 저녁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안견기념관 전경.
▲안견기념관 전경.

웅도가 속한 대산읍과 이웃한 지곡면에는 안견기념관이 있다. 안견이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의 꿈을 소재로 그린 ‘몽유도원도’는 당대 최고 산수화로 평가된다. 안평대군의 발문에 김종서와 신숙주, 정인지, 박팽년, 성삼문 등 내로라하는 사대부 20여 명이 칭찬하는 글을 친필로 덧붙여 그 가치는 단순한 예술 작품을 뛰어넘는다. 안타깝게도 ‘몽유도원도’ 원본은 일본에 있어 기념관에는 모사본과 안견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을 전시한다.

▲아이들도 쉽게 완성할 수 있는 서산창작예술촌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
▲아이들도 쉽게 완성할 수 있는 서산창작예술촌의 도자기 만들기 체험.

안견기념관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달리면 안견의 후예라 할 만한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폐교한 중왕분교를 리모델링한 서산창작예술촌이다. 현대 서예가 황석봉 관장이 운영하는 이곳은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열리고, 서예아카데미에서 수업을 진행한다. 전화로 예약하면 도자기 만들기 체험도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서산창작예술촌의 전시관.
▲서산창작예술촌의 전시관.

◇전망, 그 이상의 재미가 있다 = 울산은 팔색조 매력이 있는 도시다. 자동차ㆍ조선ㆍ석유화학 분야 국내 대표 산업단지와 대왕암공원, 일산해수욕장, 간절곶, 슬도 같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진다.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과 동해가 만나고, 그 위로 울산대교가 지난다. 낮에는 역동적인 모습을, 밤에는 로맨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런 울산의 매력을 한눈에 담아내는 곳, 바로 울산대교 전망대다.

▲울산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울산대교 전망대.
▲울산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울산대교 전망대.

울산대교 전망대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동구의 해발 140m 지점에 위치한다. 전망대로 가려면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 정도 걸어야 한다. 만 65세 이상이나 영ㆍ유아, 장애인, 임산부가 탑승한 차량은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포장된 넓은 길과 숲속 길이 있다. 숲속 길에는 편백 숲과 평상이 있어 삼림욕하며 쉬어 가기 적당하다. 동네 주민도 가볍게 운동하거나 바람 쐬러 이곳을 많이 찾는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 좋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 좋다.

15~20분 남짓 기분 좋은 산책 끝, 드디어 높이 63m 울산대교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1층은 기프트 숍과 카페, 매점, VR 체험관, 2층은 야외 테라스, 3층은 실내 전망대, 4층은 옥외 전망대다. 옥외 전망대는 현재 안전상 문제로 운영하지 않는다. 산책로 따라 전망대에 도착하면 2층이다. 야외 테라스에서 울산의 생동감 넘치는 풍광을 눈에 담고, 야외 계단을 통해 1층으로 이동한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3층 실내 전망대로 곧장 올라간다. 입장료는 무료.

▲높이 63m의 울산대교 전망대.
▲높이 63m의 울산대교 전망대.

360도 통유리로 된 3층이 울산대교 전망대의 하이라이트다. 문수산, 가지산, 고헌산, 대운산 등이 아스라이 펼쳐지고, 태화강과 동해가 힘차게 물결친다. 그 사이사이 대규모 산업단지 시설이 자리한다. 울산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단번에 설명해주는 풍경이다. 전망대 유리창에는 각 위치에서 보이는 장소가 표시되고, 군데군데 망원경이 있어 내가 바라보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전망을 즐길 수 있다.

▲360도 통유리로 이뤄진 3층 전망대에서 낮과 밤 풍경을 모두 즐겨보자.
▲360도 통유리로 이뤄진 3층 전망대에서 낮과 밤 풍경을 모두 즐겨보자.

3층에 상주하는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요청하면 이름 너머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설사가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에 설치된 갠트리 크레인을 가리킨다. 2000년대 초반 스웨덴 말뫼에 있는 세계 대표 조선업체 코쿰스(Kockums)가 쇠락하면서 이 크레인을 내놓았고, 현대중공업이 단돈 1달러에 구입했다. 물론 현대중공업은 크레인을 해체ㆍ선적하고 다시 설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당시 말뫼 사람들은 크레인이 해체돼 머나먼 이국땅으로 실려 가는 장면을 보며 슬퍼했고, 스웨덴 방송에서 장송곡을 내보냈다고 한다. 사연 때문에 크레인에 ‘말뫼의 눈물’, ‘코쿰스 크레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고래문화마을에서 바라보는 울산대교.
▲고래문화마을에서 바라보는 울산대교.

야경도 욕심내자.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낮과 밤에 바라보는 풍경은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이다. 낮 동안 분주하고 강인하던 기운이 잦아들고, 밤에는 은은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야경 중심에는 울산대교가 있다. 주탑과 주탑 사이가 1150m에 이르는 대규모 현수교가 조명을 밝히면 야경의 결이 달라진다. 9월 28일 발생한 염포부두 폭발 화재로 10월 중순 현재 울산대교 경관 조명이 임시 중단된 상태다.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은 울산12경에 든다.

▲울산 12경에 속하는 울산대교 전망대.
▲울산 12경에 속하는 울산대교 전망대.

야경 포인트는 1층 야외에도 있다. 나무 한 그루가 반짝이는데,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를 닮았다. 진짜 나무가 아니고 광섬유로 제작한 ‘어린 왕자의 꿈’이라는 조형물이다. 밤이면 나뭇잎에서 은은하고 화려한 빛이 나와 신비롭다. 잠시나마 ‘어린 왕자’ 속 소행성 B612에 온 듯한 기분에 젖는다.

▲밤에 더욱 빛나는 '어린왕자의 꿈'.
▲밤에 더욱 빛나는 '어린왕자의 꿈'.

울산대교 전망대 1층에 올가을 개관한 VR 체험관도 놓치지 말자. 울산을 테마로 다채로운 가상현실(VR) 체험 코너를 마련했다. 4DㆍVR 상영관에서는 ‘공룡 대탐험’, ‘봅슬레이’, ‘사이버 레이싱’ 등을 시간별로 교차 상영한다. 현재 1일 5회 운영하며, 현장 선착순 접수만 가능하다.

카페에서 전망을 보며 커피 한잔하기도 좋다. 어린이 책과 보드게임을 비치해 가족이 이용하기에도 적당하다. 울산 동구 명소 12곳을 돌아보는 보드게임 ‘동구마블’로 지역 관광지를 재미있게 알아간다.

▲카페에 '동구마블' 보드게임이 구비되어 있다.
▲카페에 '동구마블' 보드게임이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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