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IoT’ 지배 야망 좌절하나…ARM 의외의 고전

입력 2019-07-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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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IoT 관련 소프트웨어 판매 5년간 정체…시장성장, 예상보다 느려

▲ARM 매출 추이. 단위 10억 달러. 빨간색:소프트웨어&서비스/ 분홍색:라이선스/ 회색:로열티. ※ ARM 회계연도는 매년 3월 31일 마감.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ARM 매출 추이. 단위 10억 달러. 빨간색:소프트웨어&서비스/ 분홍색:라이선스/ 회색:로열티. ※ ARM 회계연도는 매년 3월 31일 마감.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야망이 좌절할 것인가.

소프트뱅크는 3년 전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반도체 설계업체 영국 ARM홀딩스를 320억 달러(약 38조 원)에 인수했다. 새롭게 떠오르는 IoT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기대로 거액을 베팅한 것이다.

그러나 ARM은 지금까지 IoT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 개발과 판매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ARM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를 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이 2016년 ARM을 인수했을 때의 초점은 전자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중심에 서면서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손 회장은 2017년 소프트뱅크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인 ARM 딜(Deal)에 대해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이번 인수가 가장 중요한 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수 효과를 제외하면 ARM의 IoT 관련 소프트웨어 판매는 지난 5년간 정체됐다고 WSJ는 꼬집었다. ARM은 올해 3월 마감한 2019 회계연도 소프트웨어 매출이 1억9100만 달러에 그쳐 2025년 목표인 20억 달러와는 거리가 먼 현실을 보였다. ARM 제품을 지원하는 제3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는 하드웨어 판매업체와 프로그래머들에게 자사 소프트웨어 인기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지만 최근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6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IoT 디바이스 시장이 기대한만큼의 급속한 성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ARM은 미국 아마존닷컴과 독일 지멘스 등 IT 대기업과의 경쟁에 직면했다.

2014~16년 ARM에서 IoT 사업을 이끌었던 크리스티앙 플라우트너는 “IoT 분야의 발전이 우리의 기대보다 많이 느리다”며 “그동안 사람들은 잘못된 기대를 안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해 ARM을 퇴사하고 자신의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손정의 회장은 IoT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11조 달러 규모로 커지고 ARM 기술이 그 대부분을 지원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ARM의 느린 성장속도는 소프트뱅크 경영진과 손 회장이 창출한 비전펀드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ARM 인수 직후 지분 25%를 비전펀드에 넘겼다.

비전펀드는 최근 ARM 주식을 다시 소프트뱅크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RM 매출 부진이 투자 포트폴리오 전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배경에 있다.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상태로 핵심 수익원인 라이선스와 로열티 매출이 2019 회계연도에 16억 달러로, 전년의 17억 달러를 밑돌았다.

ARM은 지난해 IoT 디바이스 자체를 관리하거나 이런 기기가 창출하는 데이터 관리를 돕는 새 소프트웨어 ‘펠리온(Pelion)’을 출시했다. 그러나 구글 클라우드 IoT 플랫폼과 아마존의 AWS IoT 코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어주어 IoT 등 막강한 경쟁 제품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르키트의 샘 루세로 애널리스트는 “아마존과 M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개발자들이 이들 기업 도구에 익숙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ARM 대변인은 “IoT 분야에서 고객 기반과 파트너, 개발자 수 모두 증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ARM 전 직원은 “기업들이 IoT 디바이스에서 어떻게 이익을 올릴 것인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도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많은 학습이 필요하다”고 ARM 부진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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