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어디갈래] '한국음악' 과감히 진화하다…10주년 맞은 '여우樂 페스티벌'

입력 2019-05-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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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벗어나…7월 10~14일

▲2019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대금 연주자 이아람(왼쪽부터), 양방언·원일 전 예술감독, 국악그룹 ‘공명’의 송경근.(사진제공=이하 국립극장)
▲2019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대금 연주자 이아람(왼쪽부터), 양방언·원일 전 예술감독, 국악그룹 ‘공명’의 송경근.(사진제공=이하 국립극장)
한국 음악에 뿌리를 두고 세계 관객과 소통하는 음악 축제가 올여름 어김없이 찾아온다. 매년 7월 개최되는 음악 축제 '여우樂(락) 페스티벌(이하 여우락)'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는 의미를 담는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 관계로 1주일 넘게 진행했던 축제 기간은 5일로 줄었고 참가팀 규모도 작아졌다. 대신 10년 역사를 5일간 압축해 보여주기 위해 그간 '여우락'을 이끌어온 스타들을 총출동시켰다.

▲2018 여우락 '홀림'.
▲2018 여우락 '홀림'.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제10회 여우락 페스티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2014년부터 3년간 예술감독을 역임한 양방언 작곡가, 원일 예술감독(2017~2018년), 이아람 대금연주자, 월드뮤직그룹 공명 소속 송경근이 참석했다.

원일 감독은 이날 "여우락은 국립극장이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고 인정받는 중앙, 중심에 있는 극장에 '탈중심적인 아티스트'를 모을 수 있는 유일한 페스티벌"이라며 "우리 음악을 하면서 제도권 안에 정규 음악가로 있지 않은 뮤지션들이야말로 진정한 한국 음악인이다. 그들이 여우락에 소개될 때, '여기 우리가 있다'는 선언을 증언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우락은 그동안 한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던 공명, 이희문, 잠비나이, 바람곶, 노름마치 등 아티스트를 한국 관객에게 소개했다. 이 외에도 서로 다른 장르 간 컬래버레이션을 주선했고, 무대에 올랐던 아티스트들의 영감을 발전시켜 합동 음반을 발매하거나 해외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국립극장을 벗어나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10주년 공연을 선보인다. 여우락 성공의 큰 공신인 세 명의 예술감독 양방언과 나윤선, 원일은 각각 이름을 걸고 하루씩 공연을 꾸렸다.

▲무대 위 양방언의 모습.
▲무대 위 양방언의 모습.

◇ 초대 예술감독 양방언, 우리 음악 미래 그리다 = 2019 여우락은 초대 예술감독을 맡았던 양방언의 무대로 10주년의 포문을 연다. 크로스오버의 거장으로 불리는 양방언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평창' 소개공연 음악감독,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 등을 맡은 바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클래식부터 록·월드뮤직·재즈·한국음악 등 장르를 넘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양방언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여우락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여우락을 키웠다. 그는 여우락을 국적 불문, 선호 장르 불문, 폭넓은 관객층이 공감하는 축제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한·일 젊은 정예 뮤지션들을 모아 '여우락 드림 오케스트라'를 결성했다. 여우락 음악감독(2011~2014년)으로 활동한 장재효(타악), 한충은(대금), 권송희(판소리), 박세라(태평소)와 오카모토 켄타(드럼), 무라타 타카유키(베이스) 등 5명의 일본 아티스트로 구성됐다. 양방언의 대표곡 'Prince of Jeju', 'Frontier' 등은 물론, 한국에서 듣기 어려웠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음악을 국악기와 함께 새로 편곡해 연주한다. 방송 다큐멘터리 '3.1운동 100주년 특집 아리랑 로드'의 음악을 맡아 선보인 곡 중 '아리랑 로드-디아스포라'의 미공개 부분도 공개한다.

양방언은 "심포닉한 국악의 감성을 추구해봤다"며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새로운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10일 오후 8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볼 수 있다.

▲원일 감독.
▲원일 감독.

◇ 파격, 또 파격! 경계를 허무는 '우리 식(式) 하드록 사운드' = 원일의 여우락 '13인의 달아나 밴드'의 이름은 시인 이상의 '오감도'의 한 구절인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에서 따왔다. 이번 공연은 전방위적 음악가 원일이 아티스트 12인을 모아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달아나 밴드'의 데뷔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여우락을 이끌었던 원일은 당시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 '우리 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의 슬로건 아래 다양한 예술가들을 여우락에 불러들였다.

원일은 밴드의 리더로 직접 사운드 메이킹과 DJ, 보컬, 타악을 맡아 출연한다. 이희문, 서영도, 강권순 등이 에너지를 더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미니멀한 '하드록'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재즈와 블루스·시나위·디스코·일렉트로닉 등 강렬한 장르 음악들이 섞여 완성된 우리 식의 하드록 사운드를 통해 한국 음악의 새로운 힘을 보여줄 것이다. "어디서도 공개된 적 없는 전혀 새로운 음악으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달아나 밴드'는 네 개의 그룹으로 나뉜다. 밴드의 최전방에 위치한 정가·경기민요·재즈의 '보컬 그룹', 하드록의 결정적 사운드를 만들어 줄 전자 기타·베이스 기타·드럼의 '록 사운드 그룹', 현대적 사운드를 입힐 '전자악기 그룹', 우리 음악으로 밴드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국악 그룹'이다. 13인의 멤버들이 앞다퉈 내놓는 레퍼토리를 모티프로 재창작하거나, 공동 창작된 신곡을 공개하며 감각적으로 융합된 음악을 들려준다. 7월 12일 오후 8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펼쳐진다.

▲무대 위 이아람.
▲무대 위 이아람.

◇대금×플루트, 동·서양의 관악기가 만든 완벽한 하모니 =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나윤선은 2015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예술감독으로 활동할 당시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그는 당시 참여했던 팀 중 여전히 활발한 교류를 하는 이아람과 죠슬렝 미에니엘을 올해 '나윤선의 여우락' 라인업으로 선정했다.

대금 연주자 이아람과 플루티스트 죠슬렝 미에니엘은 2014년 나윤선의 주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만나자마자 장장 6시간에 걸친 즉흥 연주를 해내며 서로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프랑스의 크고 작은 무대에서 쇼케이스를 가진 후 2015년 여우락 페스티벌, 2016년 '재즈 수 레 뽀미에(Jazz sous les pommiers)', 같은 해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았다.

2015년 여우락에서 선보인 'Wood & Steel'은 동·서양의 대표 관악기인 대금과 플루트가 듀오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아람과 죠슬렝 미에니엘은 지난 공연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는 'after Wood & Steel'로 관객을 만난다. 지난 4년간 꾸준히 교감하며 만들어온 두 사람의 레퍼토리를 들을 기회다. 각자의 고유한 예술성 위에 다양한 문화를 접목한 것이 특색이다. 베이스 연주자 이원술, 장구·아쟁 연주자 황민왕, 민요·정가를 두루 섭렵한 소리꾼 김보라가 가세한다. 188석 규모인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소규모 공연장의 백미를 살린 공연으로 단 이틀간(7월 10, 11일 오후 8시) 공연된다.

▲죠슬렝 미에니엘.
▲죠슬렝 미에니엘.

◇ 여우락의 상징, '즉흥 잼'으로 신명나게 즐기는 피날레 = 마지막 날은 '열열,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 공연으로 여우락 10주년을 자축한다. 그간 여우락에 최대 출연했던 '공명'과 '두번째달', 한국적 유희와 스카 뮤직의 만남을 처음으로 시도한 '유희스카'가 피날레 무대를 맡았다.

이들은 자신의 대표곡과 함께 서로의 곡을 바꿔서 연주하거나 새롭게 다 같이 연주하는 형식인 '잼'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초창기 여우락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여우락 잼 콘서트'는 우리 음악 특유의 즉흥성이 폭발한 순간으로 손꼽히며 '여우락에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으로 회자됐다. 두번째달의 레퍼토리 '쾌지나 칭칭 나네'를 공명이 함께 연주하고, 공명의 '아리랑'을 전 출연진이 합동 무대로 꾸미는 등 우리 음악의 즉흥성을 극대화해 선보인다.

▲팀 '공명'.
▲팀 '공명'.

월드뮤직 그룹 공명은 2010년 제1회 여우락에 참여해 역사적인 첫 시작을 함께한 팀이다. 2017년에는 여우락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면서 여우락 무대에서 '공명 창단 20주년 콘서트'를 열었다. 공명은 이번 공연에서 2016년 공명콘서트 힉스(Higgs)를 모티프로 만든 '프레젠트'와 몽골 초원의 자장가를 편곡한 '몽리'를 최초로 공개한다.

에스닉 밴드 두번째달은 2014년 여우락 무대를 통해 우리 음악과 조우했다. 이후 우리 소리의 매력에 빠져 국악과 컬래버레이션한 '판소리 춘향가'(2016), 송소희와 함께 '모던민요'(2018) 앨범을 발매했다. 육자배기 중 일부를 차용해 두번째달 스타일로 만든 '육자배기', 상주아리랑·밀양아리랑·본조아리랑 등을 세 명의 소리꾼과 함께 메들리 형태로 엮어서 만든 '백년의 아리랑'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번째달'.
▲'두번째달'.

▲'유희스카'.
▲'유희스카'.

2018년 여우락에 나온 유희스카도 다시 한번 관객을 만난다. 유희스카는 스스로를 '양악풍물패'로 일컫는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와 '연희컴퍼니 유희'가 결합한 팀이다. 스카의 리듬과 사물놀이의 장단이 어우러진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바쁜 국내외 일정으로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은 32명의 아티스트들이 페스티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무대다. 각자의 음악적 특성을 살리되, 서로의 음악세계를 공유하는 '섞임'과 '난장'으로 여우락 10주년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4일 오후 4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만날 수 있다.

▲2018 여우락 '정형과 비정형'.
▲2018 여우락 '정형과 비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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